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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 공원국의 유목일기
2017.10.2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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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사(학사), 중국경제(석사)를 공부했고 지금은 유목인류학(박사과정)을 연구하고 있다. 2017년 현재 중앙아시아와 시베리아의 목축 지대에서 생활하며 현장조사를 수행 중이다. <춘추전국이야기(1~11)>, <여행하는 인문학자> 등을 쓰고 <중국의 서진>, <말, 바퀴, 언어> 등을 옮겼다. 짐승에 기대어 옮겨 다니는 사람들과 함께한 경험을 통해 새로운 격조의 삶을 모색하는 글을 써보려 한다.
“우리는 스스로 길을 떠나는 법을 잊었네”
“언덕의 마르코폴로도, 마을의 우정도 사라졌지”
“염소도 한꺼번에 다 죽었어, 폐병이래”
제복 입은 유령이 고원을 떠돈다
말과 함께 파미르고원 급류에 빠지다
가장 큰 광장인 초원에도 밀실은 있었네
초원의 환대에 이방인도 형제 되다
파미르, 세상에 다시 없는 낙원
길은 아름다우나 중국 관문은 고통이어라
어린양을 안고 ‘바람’의 등에서 눈물짓다
말을 길들이는 데도 말이 중요하건만
말의 눈에 풀이 보이고, 풀의 눈에 물이 보이듯
봄은 염원 없이 그저 주어지지 않는다
파미르의 바람처럼 사유(思惟)는 고원을 넘어
타이가 숲에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더해지는 날
‘멍청이, 너를 버리고 가지 않을게’…시커먼 눈동자가 말했다
아빠는 오늘 하얀 눈 위로 길을 닦았어
다음에 올 사람을 위해 장작을 준비하는구나
순록의 검은 눈은 생명을 잉태하는 자궁을 닮았다
에벤키, 백인 공산주의자들보다 훨씬 공산주의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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