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청간리 모래 해변에서 만난 매. 큰 짐승이 앞을 가로막는 듯한 힘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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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윤순영의 자연관찰 일기
고성 해수욕장 터줏대감 다운 당당함과 여유로움 돋보여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청간리 모래 해변에서 만난 매. 큰 짐승이 앞을 가로막는 듯한 힘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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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턱에 가려 상체만 보이는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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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가 모래를 박차고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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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로 자리를 옮긴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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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역 ‘시찰’ 연속 동작
해변가 바위에 앉은 매, 주변을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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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점프 자세를 잡는다. 자리를 뜰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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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내던지며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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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가 낮게 나는 것은 멀리가지 않을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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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을 틀어 모래밭을 향해 보란 듯 앞으로 달려드는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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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란 듯 필자 앞으로 날아와 모래밭에 내려앉는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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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먹는 모습 연속동작 [%%IMAGE16%%] [%%IMAGE17%%] [%%IMAGE18%%] [%%IMAGE19%%] [%%IMAGE20%%] [%%IMAGE21%%] [%%IMAGE22%%] [%%IMAGE23%%] [%%IMAGE24%%] [%%IMAGE25%%] [%%IMAGE26%%] [%%IMAGE27%%] [%%IMAGE28%%] 먹다 남은 먹이를 마무리하려고 나타난 것으로 보이지만, 버려진 찌꺼기 조각뿐 먹을 것은 하나도 없다. 그래도 미련이 남아 이곳을 다시 찾아왔던 것일까? 아니면 자신의 영역에 사냥 흔적을 지우려고 왔을지도 모른다. 주변을 다니면서 한참 서성이고 살피더니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슬며시 자리를 떠 멀리 사라진다. 그리고 해가 지도록 청간정 모래 해변엔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매는 수리과인 검독수리, 흰꼬리수리에 비해 작지만 겉모습과 행동 그리고 근성과 사냥술 하나하나가 수리들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매는 하늘과 바다를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꿩 잡는 매’라는 말은 최고의 사냥꾼이라는 의미다. 흔히 큰 맹금류를 보면 독수리, 작은 맹금류를 보면 매라고 한다. 그만큼 매가 오랜 세월 우리와 함께 살아가면서 문화속에 뿌리를 내린 결과다. 특히 우리나라 전통 매사냥은 2010년 11월6일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매과에 속하며 몸 길이는 수컷 38∼42㎝, 암컷 49∼51㎝인 중형의 맹금류로 길고 뾰족한 날개와 긴 꼬리를 가졌다. 수리류에 비해 폭이 좁은 날개로 빠르게 날갯짓을 하고 사냥할 때의 순간 속도는 시속 200㎞가 넘는다. 활공할 때는 날개를 수평으로 편다. 번식기 외에는 단독생활을 하며 공중에서 정확한 판단에 의해 속도를 조절하고 숙달된 솜씨로 먹이를 낚아 채 사냥한다. 땅 위의 먹이는 확실한 기회를 포착하여 덮치고 발톱으로 움켜쥐어 잡는다. 한 번 쥐면 놓치는 법이 없다. [%%IMAGE29%%] 매는 성격이 날카롭고 매서워 사냥에 나선 매가 사냥감을 추적해 몰아세우는 것을 ‘매몰차다’ 하였다. 예민하고 조심성이 많지만 대범하기도 하다. 용맹스러운 사냥꾼의 면모이다. 매를 보면서 엄청난 집중력과 시선을 잠시도 흐트러뜨리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매가 바람을 가르는 것은 빠른 속도를 의미하지만, 바람을 다스리는 매의 훌륭한 지혜가 사냥꾼의 존재감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였다. 오늘 매는 해변가 모래밭에서 한 바탕 즐기는 날이었고 필자는 매를 만난 날이었다. 글·사진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겨레 환경생태 웹진 ‘물바람숲’ 필자. 촬영 디렉터 이경희, 김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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