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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3.25 19:58 수정 : 2015.03.25 22:38

조양호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맨 왼쪽)이 12일 오전 국회 ‘평창동계올림픽 및 국제경기대회지원 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올림픽 분산개최에 대한 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조 위원장,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최문순 강원도지사.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시민모임, IOC대변인 면담 공개
“어젠다 2020, 각국과 논의 거쳐”
지난해 말 권고땐 “늦었다”
조직위 해명과 달라

5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평창올림픽 분산개최를 촉구하는 시민모임’은 25일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아이오시)의 ‘어젠다 2020’의 핵심인 분산개최 방안을 이미 지난해 초부터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조직위는 지난해 말 토마스 바흐 아이오시 위원장의 분산개최 권고에 대해 “1년 전에만 (권고)했어도 논의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너무 늦었다”며 거부한 바 있다.

시민모임의 정용철 서강대 교수는 지난 19일 평창실사단으로 방한한 아이오시의 로버트 록스버러 대변인과의 비공개 면담을 이날 공개했다. 정 교수는 “면담 결과 어젠다 2020은 2013년 12월 아이오시 집행위원회에서 처음 발제됐고, 이듬해 2월 14개의 워킹그룹이 만들어졌다. 6월부턴 아이오시 내 분과위원회, 7월엔 각국 올림픽위원회(NOC)와도 논의를 거쳤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어젠다 2020은 바흐 위원장의 선거 공약이기도 했다. 그가 당선된 2013년 9월 이후에는 각국 올림픽위원회에 개혁안 내용이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아이오시 선수위원인 문대성 새누리당 의원도 24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분산개최와 관련된 아이오시의 움직임을 당시 평창올림픽조직위에 여러차례 전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 의원은 어젠다 2020을 위한 14개 워킹그룹 가운데 선수보호 그룹에 참여했다. 최동호 스포츠평론가는 “2022 겨울올림픽을 유치하려는 카자흐스탄의 알마티와 중국의 베이징은 지난해 여름부터 어젠다 2020의 철학에 맞게 경비절감·환경올림픽 콘셉트로 유치신청서를 준비했다.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만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시민모임과 문 의원의 말을 종합하면, 조직위는 경비 절감과 지속가능한 올림픽을 골자로 한 어젠다 2020의 핵심 내용을 알고 있으면서도 아이오시의 공식적인 분산개최 권고가 있기 전까지 적자 올림픽을 막기 위한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않은 것이다.

조직위는 오히려 지난해 10월 ‘아이오시의 요구’를 들어 스키점프 경기장에서 열기로 한 개·폐회식의 장소를 변경한 뒤, 평창군 횡계리에 1226억원을 들여 새 시설을 짓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김운용 전 아이오시 부위원장은 지난 17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아이오시는 (개·폐회식장을 옮기라는) 요구를 한 적이 없다. 내가 직접 아이오시에 물어봤다”고 주장했다.

조직위는 시민모임의 주장을 반박했다. 조직위는 이날 “지난해 11월18일 비공식적으로 아이오시의 해외 분산개최 권고를 파악했고, 어젠다 2020 채택 직전인 12월6일 공식화된 아이오시의 입장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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