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1.20 17:09
수정 : 2019.11.21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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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9일 밤(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친선경기에서 적극적인 공격을 펼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아부다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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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전이 남긴 교훈 셋]
①속도를 높여라
패스 속도 빨라야 기회
발을 손처럼 쓰게 훈련
②선수를 ‘멀티’로
수비수, 중원까지 진출
공격 보강해 수적 우위
③중단 없는 진화
베스트 11 문호 넓히고
예측불허 전술 실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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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9일 밤(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친선경기에서 적극적인 공격을 펼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아부다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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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배운 경기였다.”(황희찬)
“뭘 보완해야 할지 느꼈다.”(김민재)
확실히 차이가 있었다. 발을 손처럼 썼고, 패스는 빨랐다. 압박공간에서도 공의 전개속도가 느려지지 않았다. 경기 뒤 선수들의 생각에서도 드러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9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3위 브라질에 패배(0-3)했지만 큰 교훈을 얻었다.
벤투 감독은 “3점 차가 날 정도는 아니었다. 선수들이 잘했다. 앞으로 어떤 부분을 조심해야 할지 이해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연 무엇을 배워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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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와 팀 플레이의 속도
김대길 해설위원은 “한국과 브라질의 가장 큰 차이는 패스의 속도다. 브라질의 패스와 팀 플레이의 속도가 워낙 빠르니까 아무리 수비를 해도 뚫렸다. 한국으로서는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힌트를 얻을 수 있는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에서 투르크메니스탄(3승2패 승점 9)에 이어 조 2위(2승2무 승점 8)를 달리고 있고, 북한과 레바논전에서 무득점 무승부로 정체한 상태다. 상대가 약체임에도 밀집수비를 적절히 공략하지 못하면서 승리를 틀어쥐지 못했다.
브라질은 이날 한국이 어떻게 조이든 압박을 풀어내고, 상황을 관리했다. 패스의 속도와 선수 전체의 움직임이 매우 빨랐기 때문이다. 한국은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4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한국보다 약체인 팀들을 대상으로 브라질이 한국에 했던 것처럼 수준의 차이를 보여줘야 한다. 현영민 해설위원도 “현대축구는 속도와 밸런스다. 패스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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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등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9일 밤(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친선경기에서 진 뒤 경기장을 나가고 있다. 아부다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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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의 다양한 멀티 활용
브라질의 중앙 수비는 마르퀴뇨스(파리 생제르맹)와 에데르 밀리탕(레알 마드리드)이었다. 둘은 1m80을 넘는 호리호리한 체형으로 안정적인 수비 능력뿐 아니라, 공격의 출발이 되는 빌드업에 적극적이었다. 단순히 수비만 하는 게 아니라 중원까지 진출해 공격을 보강하는 형태로 수적 우위를 만들어 주었다. 필리피 코치뉴(바이에른 뮌헨)는 왼쪽 날개 공격수로 나왔지만 중앙으로 수시로 들어가면서 한국의 수비진을 교란했다. 측면 풀백의 공격가담도 돋보였다.
김재성 해설위원은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나가면 상대방이 한국의 전술을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들이 예측하지 못하는 방식의 전술적 다양성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령 원톱 황의조(보르도)가 막힌다면, 이재성(홀슈타인 킬)과 황희찬(잘츠부르크), 나상호(FC도쿄) 등을 제로톱으로 활용해 혼선을 주는 것도 방법이다. 김신욱(상하이 선화)을 기용했을 때는 맞춤한 패스를 빠르게 찔러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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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2차 예선에서 다듬어야
벤투 감독의 머릿속에는 베스트11이 거의 고정된 듯하다. 하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다. 대표팀 소집기간이 짧다면 소속팀에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서라도 다듬어야 하고, 변화가 필요하면 새 선수도 찾아야 한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최종예선에 가면 시간이 없다. 2차 예선 기간에 전술과 선수 활용법을 다듬어야 한다. 지금 진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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