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9.06 01:49
수정 : 2019.09.06 07:25
5일 조지아 평가전 황의조 2골로 2-2
이강인 이동경 나란히 A매치 데뷔전
“볼 소유 불안, 패스 실수”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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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가 5일(현지시각) 터키 이스탄불 파티흐 테림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지아와의 평가전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이스탄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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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치른 17차례 A매치에서 최악의 전반전이었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5일(한국시각) 터키 이스탄불 파티흐테림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지아와 평가전 2-2 무승부 뒤 실망감을 드러냈다. 한국은 후반 투입된 황의조(보르도)의 2골 활약으로 2-2로 비겼지만 벤투 감독은 “볼 소유도 안정적이지 못했고, 패스 실책이 나왔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벤투호는 지난해 8월 출범 이후 17경기 10승 6무 1패를 기록했지만 이날 문제점을 많이 노출했다. 10일 밤 11시 투르크메니스탄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1차전을 앞두고 따끔한 예방주사를 맞았다. 다만 황의조는 후반 투입되자마자 1-1 동점골을 넣었고, 추가골까지 터뜨리는 등 벤투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토트넘)과 이정협(부산)을 투톱으로 내세운 3-5-2 포메이션을 들고나왔다. 최후방에 3명의 수비를 두는 스리백은 대표팀의 주 전형이 아니지만, 월드컵 예선에 대비한 다양한 전술적 카드의 하나로 등장했다. 작년 12월 사우디아라비아, 올해 6월 호주 평가전에 이어 3번째 선보인 전형이다.
벤투 감독은 이강인(발렌시아)과 권창훈(프라이부르크)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백승호(다름슈타트)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배치했다. 또 좌우의 윙백에는 김진수(전북)와 황희찬(잘츠부르크)을 활용했다. 스리백 수비 라인은 권경원(전북)-김민재(베이징 궈안)-박지수(광저우 헝다)가 늘어섰다. 골키퍼 장갑은 구성윤(콘사도레 삿포로)이 꼈다.
국제축구연맹 랭킹에서는 한국이 37위로 조지아(94위)를 앞섰지만 홈 경기와 다름없는 조지아 선수들의 빠른 역습전개와 예리한 패스에 당하면서 허둥지둥했다. 좌우 윙백 김진수와 황희찬은 자주 치고 올라갔고, 권창훈과 손흥민은 중앙 돌파로 맞불을 놓았지만 전체적인 주도권은 조지아가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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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5일(현지시각)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조지아 평가전에서 고민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이스탄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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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전반 40분 수비 지역의 권창훈이 상대에게 공을 빼앗기면서 첫골을 내주는 등 극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볼 점유율과 슈팅 숫자에서도 조지아에 크게 밀렸다.
벤투 감독은 후반 스리백은 그대로 유지했지만 선수를 교체해 변화를 꾀했다. 황의조와 정우영(알사드), 김영권(감바 오사카)의 투입은 곧바로 효과를 냈다. 황의조는 오른쪽 측면에서 손흥민이 강하게 올려준 공을 조지아 수비 뒤로 들어가면서 발로 터치해 골망을 흔들었다. 황의조는 후반 40분에도 이날 A매치에 데뷔한 이동경(울산)과 김진수를 거쳐 올라온 공을 머리로 받아넣는 등 두 골을 성공시켰다.
국가대표로 처음 발탁된 22살의 이동경은 이날 데뷔전에서 무난한 움직임을 보였고, 전반부터 투입돼 데뷔전을 치른 이강인도 프리킥 기회 때 골대를 맞추는 장면을 연출했다.
황의조의 골로 벤투호는 승리를 눈앞에 둔 듯했다. 하지만 후반 45분 완벽한 오프사이드임에도 선심의 휘슬이 나오지 않은 틈을 이용한 조지아 선수의 득점으로 2-2 무승부로 마감했다.
벤투 감독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대표팀을 맡고 나서 초기에는 4-2-3-1 전술과 4-1-3-2 전술도 쓰고 스리백도 가동했다. 월드컵에 대비한 다양한 전술 옵션으로 스리백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대의 압박에 수비가 크게 흔들리면서 기대만큼의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벤투 감독은 “어떤 전술을 쓰더라도 우리의 틀을 유지해야 한다. 볼 소유가 안정적이지 못했고, 갑작스럽게 수비로 전환되는 상황이 나오면서 어려움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또 “후반엔 더 나빠질 수 없어서 나아지긴 했다. 하지만 후반에도 전반에 나온 실수가 또 나왔다. 이런 실수가 나온 이유를 분석하겠다”고 덧붙였다. 이강인에 대해서는 “익숙한 포지션에서 뛰지 않았기 때문에 평가하기는 어렵다. 소속팀과 대표팀내 포지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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