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9.05 17:17
수정 : 2019.09.05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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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K리그1 대구와 강원의 경기에서 관중이 파도타기 응원을 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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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금 기자의 무회전 킥
2013년 신임 집행부 등장 뒤 혁신의 연속
실관중 집계, 연봉공개, 교육 등 틀 개조
변호사, 회계사 전문가 채용 마케팅 극대화
바닥 인기 회복…그러나 더 채찍질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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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K리그1 대구와 강원의 경기에서 관중이 파도타기 응원을 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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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6천명 정원의 수도권 경기장. 본부석과 건너편 스탠드에 듬성듬성 관중이 앉았다. 하지만 경기 뒤 기록지엔 9800명으로 적혀 나왔다.”
2007년 쓴 ‘프로답지 못한 운영 레드카드 감’이라는 기사의 일부다. 눈으로 셀 수 있는 정도의 관중인데도 그땐 눈속임이 예사였다. 구단이나 프로축구연맹 모두 관중이 많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던 실속 없던 시절의 일이었다.
2019년 프로축구가 달라졌다. 1부 리그 28라운드가 끝난 5일 현재 평균관중은 8112명으로 지난해 대비 55.5% 증가했다. 2부 리그엔 평균 2779명이 들어와 지난해보다 89.9% 늘었다. 2779명은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니다. 10여년 전의 허술한 시대였다면 기록지에 ‘1만명’이라고 찍혔을 규모다.
2013년 권오갑 총재 부임 이래 7년의 노력이 빚은 결과다. 실관중 집계에서 다시 공짜를 뺀 유료 관중 집계로 거품의 흔적조차 뺄 때는 아팠다. 객단가와 연봉 공개, 경영 공시 등 수입과 지출의 심각한 괴리를 드러낼 땐 초라했다. 하지만 “당대가 아니라 후대에 평가받는다”는 각오로 치부를 감추지 않았다.
프로축구연맹이 다른 스포츠 조직과 다른 점은 내부의 짱짱한 재교육 문화다. 13개 과정의 ‘K리그 아카데미’는 각 구단의 임직원들이 연중 참여해야 한다. 파급력은 커서, 이제 각 구단의 직원조차 “우리의 경쟁자는 야구가 아니라 영화관”이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한다.
1부 경기의 90%는 텔레비전에서 생중계되고, 2부 리그는 아예 자체 중계·해설진을 꾸려 제작한다. 지난 경기를 보고 싶으면 언제든 확인 가능하다. 팬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축구의 거리는 더 가까워졌다.
100만 클릭에 이른 유튜브 축구 드라마 제작부터, 변호사와 회계사 자격증을 가진 직원들의 각 구단 재무회계 컨설팅 지원, K리그의 해외중계권을 입찰에 부쳐 수익을 발생시킨 것 등은 기발하다. 판정 시비를 없애기 위한 비디오 판독시스템(VAR) 도입, 22살 이하 선수 2명 의무 출전 정책, 선수 간담회를 통한 끊임없는 속도축구 요구 등은 일관성이 있다.
다른 프로연맹에서 볼 수 없는 집행부와 사무국의 장기구상 능력과 ‘일하는 조직 문화’가 프로축구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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