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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애가 지난 5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일본 출국에 앞서 <한겨레>와 인터뷰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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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JLPGA 메이저 3승에 대상 수상
2006년 한국, 2009년 미국 투어 정복 뒤
2014년 일본행 5년 만에 최고의 영예
20대 때는 무조건 ‘돌격 앞으로’
지금은 모험 줄고 인내심 길러
이제 배울 것보다 깨닫는게 더 많아
남은 목표는 한·미·일 상금왕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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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애가 지난 5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일본 출국에 앞서 <한겨레>와 인터뷰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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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인상, 대상, 상금왕, 최저타수상 등 주요 타이틀 싹쓸이. 2009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상, 상금왕 등극. 2018년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메이저대회 3차례 우승, 대상(올해의 선수) 수상. 이 정도 레벨이면 골프에 관한 한 ‘지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그래도 그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
“새로운 목표를 찾아냈어요. 한·미·일 (여자프로골프 투어) 상금왕 등극(완성)이요. 올해는 (안)선주 언니가 (일본 투어) 상금왕을 가져갔는데 내년엔 제가 꼭 차지할 겁니다.”
지난달 25일 일본여자프로골프 투어 2018 시즌을 모두 마치고 금의환향해 국내에서 일정을 보낸 신지애(30). 지난 5일 일본으로 출국을 앞둔 그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10년 전 전성기를 보내고 있던 그를 인터뷰한 뒤 다시 만났는데 여러가지 면에서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사람들이 저 보고 체중 10㎏ 이상 빠졌다고들 하는데, 그렇지 않고 체형만 변했어요. 6년 동안 체질관리를 한 거죠.”
내년이면 벌써 30대 초반인 신지애는 “골프가 이젠 지겹지 않느냐, 다른 것도 해보고 싶지 않느냐”는 생뚱맞은 질문에 “아뇨, 전혀”라며 웃었다. “저는 요즘 골프가 즐거워요. 이제 배울 것보다는 깨닫는 게 더 많아요. 골프라는 게 다양한 부분이 많다 보니 한곳에 몰두하다 보면 까먹는 부분이 많은데 그런 부분을 매번 깨우쳐 가는 게 골프인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지겨울 틈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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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애가 일본여자프로골프 투어 우승 순간 환호하는 모습. K.P.S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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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애는 지난 11월25일 시즌 최종전인 리코컵에서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배희경과 공동선두로 마친 뒤 연장전에서 우승해 시즌 4승에 일본투어 통산 20승째를 올렸다. 상금왕은 안선주(31)한테 내줬지만, 4대 메이저대회 중 지난 5월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살롱파스컵), 9월 일본 챔피언십(코니카 미놀타컵)에 이어 투어 챔피언십(리코컵)마저 제패하는 등 일본여자프로골프 투어 사상 초유의 업적을 쌓았다.
한국에 이어 미국 투어에서 성공시대를 연 뒤 미련없이 2014년 일본 투어에 뛰어든 뒤 5년 만의 쾌거다. “올해는 결과보다 내용이 좀더 알찼던 한해였던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고 만들어내고자 했던 이미지샷이 실제 친 샷과 잘 매치됐어요. 그래서 만족도가 높았던 한해였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골프라는 게 칠수록 경우의 수가 더 많아진다.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 있는 게 골프이기 때문에 어려운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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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메이저대회인 살롱파스컵에서 우승한 신지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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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메이저대회인 일본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신지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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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메이저대회인 리코컵에서 우승한 신지애. K.P.S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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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투어를 접고 일본 투어로 간 데에 대해서도 상세히 털어놨다. “제 골프가 하고 싶었어요. 미국에서는 4일 짜리 대회가 대부분이어서 골프 밖에 할 게 없었고, 골프에 끌려가는 느낌이었어요. 제가 주도하는 골프를 하고 싶었는데…. 일본은 3일 짜리 대회인데 조금 더 제 삶이라는 게 있더라고요.”
그는 “예전에 미국에서 생각보다 너무나 빠르게, 너무나 많은 것을 이뤘기 때문에 목표없이 투어만 따라다녔다. 한·미·일 상금왕 등극은 저의 골프인생에서 다시 어렵게 찾아낸 목표였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미국 투어를 소홀히 하는 것도 아니다. “5대 메이저대회는 다 나가고, 봄에 호주 경기도 나갑니다. 완전히 벗어났다기보다는 아직까지도 약간의 기회가 저한테 있는 곳입니다. 출전을 늘려보려고 해요.”
10대 때 그리고 20대 초반 국내와 미국 투어에서 활동할 때와 지금, 그에게 골프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궁금했다. “그 당시는 어떻게 그렇게 잘했는지 모르겠는데, 패기도 있고, 일단 ‘돌격 앞으로’가 더 컸던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지금보다 더 큰 스코어 만들 수 있었는데 반대로 실수도 더 많았습니다. 지금은 실수가 더 줄었지만 대신 과감한 모험도 줄었죠. 안 좋을 때 스코어를 지키는 요령이 생겼고, 기복이 줄어들었어요. 다양한 경우의 수를 생각하게 되니까, 예전 같은 큰 스코어는 안 나옵니다.”
신지애는 “과감하게 핀만 보는 게 아니라 돌아갈 줄 아는 것도 필요한 게 골프다. 지킬 땐 지키고 모험할 때 모험한다”며 “인내심이 많이 느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골프에서 자신 있는 것은 샷과 기술보다는 인내력, 그 부분”이라고 했다.
골프에서 모든 것을 거의 다 이뤘지만 신지애는 “여전히 배울게 많다”고 했다. “골프는 주변에서 아무리 어드바이스하더라도 자기가 다 선택하고 만들어내야 합니다. 그리고 어떻게 헤매든 어떻게 잘 되든 홀을 끝내기 위해선 그 홀에 골을 넣어야 합니다. 그게 골프의 매력이죠.”
아버지(신제섭)의 지도 아래 거의 독학으로 골프를 배운 신지애는 “스윙 코치는 따로 두지 않는다”고 했다. “농담으로 제 코치는 거울이라고 해요. 제가 워낙 스윙을 스스로 연구해서요.” 그의 드라이버샷 비거리는 늘었을까? “245야드 정도 되는데, 보시는 분들은 예전보다 늘었다고 합니다. 퍼팅보다는 샷이 자신 있어요.”
신지애는 이번 겨울훈련과 관련해선 “체력적인 부분이 우선 돼야 할 것 같다. 확실히 20대와는 다르다. 체력을 보강해서 그것을 1년 동안 유지하는 컨디셔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어 생활을 오래 지속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정리했다. “후배들도 열심히 하지만 저희가 열심히 해야 후배들도 오랜 꿈을 계획할 수 있잖아요. 단기간 목표보다 장기간 선수들이 가질 수 있는 꿈을, 그런 걸 보여주고 싶어요.”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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