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3.02 17:41
수정 : 2005.03.02 17:41
‘퍼블릭’ 그린피 10만원 넘고 예약 ‘하늘의 별따기’
골프장 연인원 1600만만 넘지만 대중화 아직 멀어
골프장 이용 연인원 1600만명. 골프 인구만을 볼 때 골프는 이제 ‘귀족스포츠’가 아니다. 그러나 골프장에서 귀족 딱지를 떼기는 아직 멀었다.
일반인들이 쉽게 이용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퍼블릭 골프장’은 아직도 “이름만”이라는 소리를 듣기 일쑤다. 주말 그린피(18홀 기준)가 1인당 10만원대를 훌쩍 넘는 곳이 많고, 예약하기도 무척 어렵다. 회원제 골프장은 더욱 심하다. 회원들에게는 그린피가 2만원대에서 5만~6만원대까지 비교적 저렴하지만, 비회원은 최고 20만원까지 받는다. 회원제 골프장 회원권의 1계좌(개인) 값은 수천만원에서 최고 7억7천만원에 이른다.
2월 말 현재 운영 중인 전국 골프장은 모두 194개(회원제 136개, 퍼블릭 58개)이다. 건설 중인 골프장은 회원제가 39개, 퍼블릭은 34개다.
■ 퍼블릭 ‘연간 400만명 시대’ 눈앞=한국골프장경영협회 집계로는, 지난해 전국 194개 골프장을 이용한 이는 모두 1617만9740명이다. 2003년 1511만5577명(회원제 125개, 퍼블릭 55개)에 비해 106만4천여명(7.3%)이 늘었다. 특히 퍼블릭 골프장 내장객은 397만4303명으로, 전년도에 비해 31만여명(8.6%)이나 늘었다. 퍼블릭 골프장 이용객도 연간 4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뒀다.
■ 남여주GC 주말 그린피 9만원=체육시설의 설치 이용에 관한 법령에 따라 퍼블릭 조성 기금으로 지어진 국내 최초의 대중골프장인 남여주골프클럽(18홀). 한국체육진흥이 운영하는 이 골프장은 모범적으로 운영되는 퍼블릭 코스로 꼽힌다. 1회 라운딩에 드는 비용은 주중에는 6만6천원, 주말에는 9만원이다. 18홀을 도는 비용치고는 비싸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예약이 어렵다는 게 단점이다. 월간지 〈골프 다이제스트〉가 골프 전문사이트인 〈골프스카이〉와 올해 초 공동으로 벌인 ‘퍼블릭 코스에 대한 골퍼 설문조사’ 결과’를 봐도, 이런 양상이 두드러진다. 퍼블릭 골프장이 고쳐야 할 점을 묻는 질문에 ‘힘든 예약’이 가장 많이 나왔다.
■ 잠자는 ‘난지도의 9홀 대중골프장’= 국민체육진흥공단이 146억원을 들여 지난해 6월 서울 난지도공원에 조성한 9홀짜리 대중골프장은 그린피를 1만5천원(9홀 기준)으로 정해, 시민들이 부담없는 비용으로 골프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관리·운영권을 둘러싼 공단과 서울시의 법정싸움 때문에 아직도 개장을 하지 못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이 골프장을 공원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도 넘어야 할 산이다.
■ 회원제 병행 ‘퍼블릭코스’는 말만 퍼블릭=회원제 골프장이 퍼블릭 코스를 함께 운영하는 곳도 많다. 가령, 경기도 용인의 ㄹ컨트리클럽을 보자. 이 골프장은 1990년 36홀 대중골프장(동·남코스)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그린피는 주말 13만5천원, 주중 11만5천원이나 된다. 97년 개장한 회원제 코스(서코스)의 주말 그린피는 회원은 2만5천원이지만, 비회원은 18만원이다. 회원 1명이 비회원 3명과 라운딩하면, 그린피만 56만5천원이 든다. 회원권 가격도 1계좌에 6억3천만원으로 상당히 고가다.
보통 회원제 골프장은 회원 1명이 비회원 3명을 동반해 하루 18홀 라운딩을 하면 캐디피, 카트료, 그늘집 이용료, 식사비 등 이것저것을 다 합쳐 100만원 안팎의 비용이 든다.
노무현 정부가 해외 골프여행으로 인한 국부 손실 등을 막기 위해 골프장 규제 완화를 앞세워 골프 활성화에 나서고 있으나, 골프대중화는 아직도 요원한 셈이다.
김경무 기자
kkm100@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