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가 들려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한마디로 가슴 찡~ 합니다.” 남성훈(29)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응원단장은 요즘 신났다. 날마다 구름 관중이 몰려 열성적으로 응원을 따라 해주니 더 바랄 게 없다. “상위권 성적(3위)을 계속 달리니까 팬들이 한경기 승패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지건 이기건 끝까지 응원합니다. 특히 26일 잠실 엘지 전에서 8점차를 뒤집고 13-11로 역전승했을 때는 ‘신기’가 들려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지난해와 견주면 ‘상전벽해’다. 지난해 롯데 응원단은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였다. 4년 연속 꼴찌 팀이라 관중석은 항상 텅 비었다. 3만 명을 채우는 사직구장에 고작 60여명이 들어온 적도 있었다. 게다가 6월 부산이 고향이었던 김선일씨 피살 사건이 터진 뒤 사직엔 응원 자체가 없어졌다. 이래저래 안방 67경기 중 응원이 취소된 게 얼추 반이 넘었다. 응원이 없으면 수당도 없어 응원단은 ‘공짜 입장’에 만족하며 ‘공을’ 쳐야 했다. 하지만 올해는 관중이 몰려 걱정이다. 팬들이 몰려 사고가 날까 우려할 정도다. 유독 신문지 응원(사직구장에선 아예 철지난 신문을 쌓아놓고 응원용으로 판단다. 남 단장은 ‘’하는 소리와 나풀거리는 시각적 효과가 막대풍선보다 훨씬 낫다고 한다)과 라이타 응원을 고집해 불 걱정도 해야 한다. “‘열혈팬’과 ‘전문가팬’이 유난히 많은 게 롯데 팬들입니다. 응원하다 보면 여기저기서 불쑥불쑥 나타나는 ‘자체’ 응원단장도 많습니다.” 남 단장은 저마다 야구에 대한 추억을 한가지씩은 다 품고 있어 다른 팬들보다 유독 변화를 싫어하는 것도 롯데 팬의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새 응원을 시도하려고 하면 ‘이건 뭐냐?’란 식으로 생뚱맞아 하세요. ‘부산 갈매기’, ‘돌아와요 부산항에’란 워낙 대표곡이 있어선지 다른 응원은 잘 안 먹히죠.” 한때 엘지·한화에서도 응원단장을 지낸 그는 “남들이 ‘복 받은 응원단장’이라고 한다”며 “공격할 때는 열심히 응원하고 수비할 때는 조용히 선수들에게 집중해서 우리 야구에만 있는 응원문화가 잘 자리잡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글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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