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한국시간) 셰이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뉴욕 메츠의 구대성이 7회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홈을 파고 들어 세이프 되고 있다. 메츠가 양키스를 7대1로 이겼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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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Koo)를 외치는 셰이스타디움 팬들의 함성이 그의 조국 한국에까지 들렸을 것이다. " 구대성(36ㆍ뉴욕 메츠)이 22일(한국시간) 셰이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7회 통쾌한 2루타와 재치 있는 주루 플레이로 득점을 올린 순간, 셰이스타디움의 열광적인 분위기를 메츠 공식 홈페이지는 그렇게 표현했다. 구대성이 타석에 들어선 건 지난 17일 신시내티 레즈전에 이은 두 번째. 당시 오른손 투수 토드 카피를 상대로 겁을 잔뜩 먹은듯 홈플레이트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공격할 뜻도 보이지 않고 삼진을 당했기에 이날 메이저리그 최고의 왼손투수 랜디 존슨을 상대로 구대성이 안타를 치리라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초구는 구대성의 얼굴 높이로 들어오는 시속 146km(91마일)짜리 볼. 두 번째는바깥쪽을 예리하게 찌르는 시속 148km(92마일)짜리 스트라이크였다. 구대성은 신시내티전보다는 타석에 가깝게 섰지만 여전히 방망이를 돌릴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러나 존슨의 3구째 146km(91마일) 직구가 몸쪽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는가 싶더니 장식품같던 구대성의 방망이가 유연하고 힘차게 돌아갔다. 호되게 맞은 타구는양키스 중견수 버니 윌리엄스의 머리를 넘어 가운데 담 앞에 떨어졌다.
셰이스타디움은 '쿠'를 외치는 관중들의 환호성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러나 이마저도 시작에 불과했다. 다음 타자 호세 레예스가 포수 앞에 번트를댔을 때 구대성은 3루에 안착, 그대로 머무는 듯 했다. 순간, 홈플레이트가 비었다는 사실을 안 구대성은 냅다 홈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다시 송구를 받은 포사다가 구대성을 향해 몸을 던졌고, 구대성은 이를 피하며 몸을 던져 왼손으로 홈플레이트를 쓸고 지나갔다. 세이프였다. 느린 화면으로 확인한 결과 포사다의 태그가 빨랐음이 드러났지만이미 판정은 내려진 뒤였다. 셰이스타디움은 '쿠'를 외치는 관중들의 환호성에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포사다는 경기 후 메이저리그 인터넷 홈페이지( www.mlb.com )를 통해 "존슨이 홈에 들어와 있었어야 했지만 뒤를 돌아봤을 때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홈으로 뛰어들어가야 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팀 동료 더그 민트키에비치는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구대성의 어깨에 수건을 걸쳐줬고 동료들은 구대성의 유니폼에 묻은 흙을 털어주며 찬사를 던졌다. 구대성은 메이저리그 홈페이지를 통해 "동료들이 얘기를 많이 했지만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다"며 "굿 잡(good job!)이라고 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로써 구대성은 한국인 메이저리거 가운데 존슨을 상대로 첫 안타를 뽑은 주인공이 되며 생애 통산타율 2타수 1안타, 5할이 됐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는 구대성의 전천후 활약을 톱으로 전하며 "구대성의 `원맨쇼' 때문에 이날 12승째를 거둔 메츠의 다른 활약상들이 가려졌다"며 "뉴욕 라이벌사이의 광적인 야구열기도 이날 만큼은 구대성의 활약에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AP 통신은 구대성의 플레이에 대해 "신시내티전 첫 타석을 생각하면 구대성의타격은 충격적(shocking)인 것이었다"고 평하기도 했다. (알링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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