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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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일본 야구에 적응한 것 같다.” 18일. 나흘 만에 시즌 4호 홈런포를 작렬시킨 이승엽(29·롯데 머린스)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리고 자신감을 말했다. 올 시즌 19일까지 13경기에 나와 타율 0.277에 홈런 4개. 이승엽은 19일 머린스 홈페이지( www.marines.co.jp )에 영문편지 글을 올려 마음을 내비쳤다. 지난해는 일본 투수와의 실전경험이 너무 적어 힘들었다고 했다. “비디오로만 상대 투수를 보고 맞부딪혔다. 가령, 이와쿠마 하사시(긴테츠 버팔로스의 에이스)의 슬라이더가 어떠한지, 제구력이 얼마나 좋은지 알지 못했다. 이게 가장 어려웠다.” 하지만, “이제 경험이 쌓여 훨씬 낫다”고 했다. 그는 “김성근 코치가 마음의 여유를 찾게 해줬다”며 “한국 최고의 감독인 김 코치에게 보답하려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 코치는 올해 머린스와 코치계약을 맺고 일본에서 이승엽을 지도하고 있다. 이승엽은 “어릴 때부터 메이저리그 선수가 되는 게 꿈이었고 이 꿈은 지금도 여전하다”며 “하지만 일단 올해 목표는 팀이 우승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올 8월 아기가 태어나기 때문에 긍정적인 생각만 한다. 아이는 4명까지 낳기로 아내와 의견을 같이했다”며 사생활도 언급했다. 세심하고 내성적인 탓에 한국에 있을 때도 속내를 잘 털어놓지 않았던 이승엽이었다. 하지만 이번 편지에서 충분한 심적 여유와 일본 야구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음을 선언했다. 팬에겐 지금 활약이 지난해처럼 ‘반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낙관도 던져줬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이승엽의 ‘멘탈’(정신)이 지난해와는 완전히 다르다. 올해는 잘 하리라 믿는다”던 김 코치의 말과도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다. 자신감을 품은 이승엽은 팬들의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한편 이승엽은 19일 일본 삿포르돔에서 열린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원정경기에서 6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했지만 3타수무안타(볼넷 1개)에 그쳤다. 롯데는 4-1로 승리했다.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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