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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15 18:28 수정 : 2005.04.15 18:28

15일 오후 서울 장충어린이야구장에서 열린 회장기 전국여자소프트볼대회 상지대와 호서대 경기에서 상지대가 2-0으로 앞선 4회말 2사 뒤 김부영(상지대)이 몸을 날려 3루로 뛰어들고 있다.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관중없는 ‘그들만의 리그’요? 이래봬도 국내선 넘볼팀 없죠”

한국 어린이 야구의 본구장 ‘장충 리틀야구장’

15일 이곳에는 앙증맞은 어린이 대신 긴 머리를 흩날리는 여대생들의 힘찬 목소리가 가득하다. 유니폼은 야구선수의 것인데 공이 야구공보다 크다. 상지대와 호서대간의 회장기 소프트볼 대학부 결승전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국내 정상 두 팀의 맞대결은 수준도 높고 재미도 있다. 투수의 공도 시속 90㎞가 넘는다. 언더핸드로만 던지고, 공이 크기 때문에 이 정도면 야구공 145㎞ 정도의 위력이란다. 8-0으로 이겨 우승을 차지한 상지대는 15명의 국가대표 가운데 7명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강팀이다.

그런데 언제나 그랬듯이 관중석은 썰렁하기만 하다. 소프트볼 국내 최고의 대회지만 관중은 선수 가족과 대회관계자들뿐이다. 상지대 주장 이연순(22)은 “소프트볼 하면 사람들이 못 알아들어요. 심지어 게이트볼이라고 알아듣는 사람들도 있어요”라고 말했다. “야구 비슷한 거라고 하면 여자가 무슨 야구냐”고 의아해하기도 한단다.

그래도 기죽지 않는다. 이날 7회를 완투한 투수 강세은(21)은 “소프트 볼은 생각보다 거칠고 격렬한 운동이에요. 주루 플레이를 하다 서로 부딪혀 다치기도 해요”라고 말했다.


소프트볼은 올림픽과 아시아경기대회 정식종목이지만 여자부만 있다. 그래서 국내에 남자선수는 없다. 상지대 선수들은 종종 ‘남자들을 찾아’ 미군부대를 방문한다. 이들은 “미군부대 안에는 제대로 된 소프트볼 경기장이 많아 원정을 가요. 힘이 좋은 미군들에게 조직력으로 승부하죠”라고 자랑했다.

선수들의 희망은 실업팀이 많이 생기는 것이다. 올해 1월 경북체육회 팀이 생겼지만, 진로가 막막하긴 마찬가지다.

이연순은 “올해 우리 팀 목표는 국내대회 전승”이라며 “져도 좋으니 팀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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