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4.12 18:45
수정 : 2005.04.12 18:45
3일부터 닷새간 하루 1개꼴 ‘펑~’
시즌 최다기록 36개 깨질지 관심
만루홈런 풍년이다.
올 시즌 초반 프로야구 25경기에서 무려 5개의 만루홈런이 터졌다. 예년에는 같은 기간에 1개가 나올까말까 했다.
시즌 1호는 ‘만루홈런의 사나이’ 삼성 심정수가 지난 3일 대구 롯데전에서 기록했다. 개인통산 11호로 이 부문 최다이다. 같은 날 엘지 박용택은 잠실 두산전에서 9회 만루홈런을 쳤다. 엘지는 8일에도 조인성이 사직 롯데전에서 역시 9회에 만루 아치를 그렸다.
7일에는 기아 마해영과 두산 안경현이 문학 에스케이전과 대전 한화전에서 나란히 시즌 3, 4호 만루홈런을 쳤다. 팬들은 일주일에 1개를 구경하기도 힘든 그랜드슬램을 3일부터 닷새동안 하루 1개꼴로 감상한 셈이다.
주자가 꽉 찬, 흔치 않은 상황에다가 역시 흔히 볼 수 없는 홈런이 어우러져야 하는 만루홈런의 희귀성은 통계에서 잘 나타난다. 프로야구 23년 동안 1만364경기에서 393개로, 한 시즌 평균 17.1개, 26.4경기당 1개가 나왔다. 일주일에 채 1개가 안된다는 얘기다.
최소 만루홈런을 기록한 1985년 시즌에는 330경기에서 고작 5개에 불과했다. 무려 66경기를 지켜봐야 1개를 감상할 수 있었다. 개막전과 한국시리즈 최종전을 만루홈런으로 장식한 프로야구 원년(82년)에도 시즌 중에는 48경기당 1개꼴인 5개밖에 나오지 않았다. 엘지는 94년 폭발적인 타격으로 우승했으나, 만루홈런은 고작 1개에 그쳤다.
시즌 최다 만루홈런은 2001년과 2004년에 기록된 36개. 14.8경기에서 1개가 터졌으니, 사나흘에 1개 정도는 나왔다는 얘기다.
잦은 만루홈런은 최근의 ‘타고투저’ 현상과 무관치 않다. 실제 올 시즌 평균타율은 무려 0.272에 이른다. 타고투저 현상이 뚜렷한 올 시즌에 최다 만루홈런 기록이 깨질지 주목된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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