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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11 18:37 수정 : 2005.04.11 18:37

까까머리 대신 염색머리 관중

“고교야구 오늘만 같았으면”

“꽃 바구니 옆에 끼고 나물 캐는~~”

11일 오후 한국야구 100주년 기념 고교야구대회가 열린 서울 동대문야구장. 성동원두에 오랜만에 <아리랑 목동>이 흥겹게 울려퍼졌다.

입장식에 이어 팔순인 최인철 대한야구협회 명예회장의 시구로 신일고와 인천고의 개막경기가 시작되자 경기장이 들썩였다. 기자석도 언론사 기자들로 꽉 차자, 대한야구협회 관계자는 “아마야구 오늘만 같아라”면서 한껏 고무됐다.

관중석은 단체응원을 온 고교생들을 빼면 2천~3천명에 불과했지만, 팬들은 오랜만에 활기를 찾은 그라운드를 바라보며 잠시 감회에 젖었다. “그 때는 군산상고가 대단했어. 황금사자기 결승전에서 역전승하고부터 ‘역전의 명수’가 됐지?” “나는 고향이 대전이라 대전고 팬이었어. 그 때는 고향따라 응원했었지.” “관중석을 돌면서 아이스크림 팔던 아주머니 생각나지? 어떤 사람은 기분 좋다고 아이스크림을 통째로 사서 관중들에게 나눠주기도 했어.”


관중석의 ‘올드팬’들이 30년 전 고교야구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신아무개(75)씨는 “그 때 입장료가 500~600원 했는데, 암표도 구하기 힘들었다”며 “1981년 선린상고와 경북고의 봉황기 결승전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고 회고했다.

권아무개(86)씨는 “장효조, 이만수, 선동열, 박노준, 김건우 같은 숱한 스타들이 모두 이 야구장을 거쳐갔다”며 “하지만 지금은 이런 대회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야구팬도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고교생 까까머리는 노란색 염색머리로 바뀌고, 경쾌한 파열음의 알루미늄 배트도 나무배트로 바뀌었지만, 동대문야구장에는 언제나 ‘고교야구’가 있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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