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3.29 18:30
수정 : 2005.03.29 18:30
노래방 들러 목청 가다듬고
중계날 팬티 안갈아입기도
선수단과 함께 시즌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다. 각 방송사 해설위원들이다. 때론 그라운드에서, 때론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7개월여의 장정을 선수들과 함께 한다.
원년 멤버인 하일성(56) <한국방송> 해설위원은 오스트레일리아와 일본으로 전지훈련하는 선수들을 따라다녔다. “신인 선수나 지난 시즌 심한 부진을 겪은 선수의 기량을 점검하는 데 역점을 둡니다. 늘 제몫을 하는 베테랑 선수보다 이들이 팀 전력에 큰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죠.” 하 위원은 “투수는 2스트라이크 뒤 어떤 승부를 펼치는지, 팀은 어떻게 역전승을 하는지를 살피면 어느 정도 가능성과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종종 노래방에서 노래를 하면서 성대 힘을 기른다”며 “10년째 중계가 있는 날이면 전날 입었던 팬티를 갈아입지 않는 게 징크스”라고 털어놨다. 또 “선수들이 상대팀과 싸운다기보다는 더 멋지고 좋은 경기를 위해 팬들과 싸운다고 생각하며 야구를 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박노준(41) <에스비에스> 해설위원도 꼼꼼한 준비를 했다. 박 위원은 겨우내 A4 용지 50여장 분량으로 팀과 선수들 전력분석 데이터를 종합했다. 자료엔 선수변동, 주목할 선수, 외국인 선수 분석, 팀 종합전력 등이 항목별로 꼼꼼하게 요약돼 있다. 박 위원 역시 건강관리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1시간씩의 새벽 달리기를 거르지 않고, 잘 갈라지는 약한 목을 보호하려 맥문동 차를 마신다. 박 위원은 “해마다 지금이면 혹시 자료준비가 덜 된 게 아닌가 싶어 선수들 만큼 긴장한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야구 최다 관중이었던 1995년의 540만 관중까지는 아니더라도 지난해 230만에 그친 관중이 300만은 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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