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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아르(VR) 스퀘어 홍대점에서 방탈출 공포 게임 ‘더 도어’를 하고 있는 이용자들. 사진 스코넥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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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공포 체험
공포물 넘쳐나는 여름, 간편한 공포 체험 없을까
고글 쓰고 손가락 움직여 10분 만에 귀신들 만나
2인용 가상현실(VR) 방 탈출 공포 게임 해보니
본능적인 괴성과 알 수 없는 헛웃음, 뜻밖의 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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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아르(VR) 스퀘어 홍대점에서 방탈출 공포 게임 ‘더 도어’를 하고 있는 이용자들. 사진 스코넥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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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VR) 방 탈출 공포 게임 ‘더 도어’의 ‘인형의 방’ 에피소드 영상. 커튼 사이에 있는 아이가 에이미다. 스코넥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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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의 방’ 게임을 하고 있는 만기(가명). 김선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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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의 방’ 에피소드 영상. 스코넥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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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극탱인가 극극극쫄인가
오프라인 방 탈출 공포 게임 입문
가상현실 방 탈출 게임이 인기를 끌기 전엔 오프라인 방 탈출 게임이 있었다. 2015년 국내에 처음 생겼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전국 수백개 지점이 영업 중이다. 마니아층이 두텁다. 인터넷 카페 등에서는 이용자들끼리만 알아들을 수 있는 용어도 많다. 특히 ‘공포 게임’들이 그렇다. 포털 네이버 방 탈출게임 카페들에선 이런 종류의 말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입문에 앞서 용어 섭렵은 필수다.
‘이 공테는 반드시 탱커를 데리고 가세요. 안 그러면 바주카 구간에서 쫄들은 완전 죽음입니다. 그건 삑딱쾅 수준이 아니라고요.’ ’공테’는 ’공포 테마’의 줄임말이다. 공포 분위기를 견디는 정도에 따라 이용자들을 구분하기도 한다. 크게 ‘탱’과 ‘쫄’로 나눈다. 탱은 ‘탱커’의 줄임말이다. 온라인 게임에서 괴물(몬스터)이 공격할 때 구성원들을 보호하며 공격을 받아내는 역할인 ‘탱커’(게임용어. 탱크처럼 적에 맞서는 플레이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들은 무서운 공간에 들어가거나, 공포 장치를 건드릴 때 일행 가운데 탱을 앞세운다. ‘쫄’은 ‘쫄보’나 ‘쫄래미’(어원은 불분명하다)를 뜻한다. 공포 분위기를 잘 견디지 못하는 이용자를 일컫는다. 방 탈출 게임에선 쫄도 탱이 필요하지만, 탱도 쫄이 필요하다. 탱은 쫄들이 기겁하는 모습을 보며 즐거움을 느끼고, 쫄들이 비명이라도 질러야 그나마 공포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쫄’ 중에서도 ‘변쫄’은 ‘변태 쫄보’의 준말로, 공포감을 잘 견디지 못하면서도 이상하게 공포를 즐기는 이용자들을 뜻한다. ‘바주카’ 구간은 쫄들이 게임 중 극도로 무서워하는 공간이다. 탱크를 공격할 때 쓰였던 ‘바주카포’에서 온 말로 보인다. ‘삑딱쾅’은 게임 중 서랍이나 문 또는 다른 장치에서 갑작스럽게 나는 큰 소리를 뜻한다. ‘삑’, ‘딱’, ‘쾅’ 소리가 연이어 난다고 해서 붙은 말로 보인다.
공포의 종류를 나누기도 한다. ‘분위기 공포’는 조도, 음악, 인테리어, 소품 등으로 연출한 분위기만으로 오싹함을 느끼게 하는 공포다. ‘창조 공포’는 정작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는데 이용자 스스로 상상하면서 느끼는 공포를 말한다.
이용자들은 방 탈출 게임 만족도를 흙길, 풀길, 꽃길 등으로 표현한다. 꽃길로 갈수록 만족한단 뜻이다. 스토리, 인테리어, 장치(오류 유무), 직원 친절도, 공포도(공테의 경우)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다. 네이버 ‘오프라인 방 탈출’ 카페에서 지난해 7월 ‘가장 즐거웠던 공포 방’을 설문 조사한 결과, 업체 솔버(건대1호점)의 게임 ‘루시드 드림’, 코드케이(강남)의 ‘거울의 방’, 더도어즈(일산)의 ‘향수’가 각각 1, 2, 3위를 차지했다.(응답자 143명) 오프라인 방 탈출 게임을 950차례 가량 해봤다는 한 이용자(26살·학생)는 “공포테마의 매력은 무섭기 때문에 몰입을 잘 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다른 테마들에 비해 인테리어, 소품, 장치 등을 이용한 다양한 연출에 더 힘을 쏟는 편이어서 관찰하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설명했다.
*참고 누리집
.네이버 카페 ‘방탈출에 대한 모든 것’(cafe.naver.com/everyescaperoom)
.‘오프라인 방탈출’(cafe.naver.com/escaperoomcafe). 김선식 기자 kss@hani.co.kr
.‘오프라인 방탈출’(cafe.naver.com/escaperoomcafe). 김선식 기자 kss@hani.co.kr
공포 두렵고 무서움. 원시적인 공포에 덜 노출되는 현대인들은 ‘공포 체험’을 만들어냈다. 국내에선 여름에 공포 체험이 유행하는 전통이 있다. 오싹한 공포가 더위를 식혀준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가상현실(VR) 기술을 통해 공포를 체험하는 시설들이 늘고 있다. 전통적인 놀이공원 공포 체험시설은 공포를 즐길 줄 아는 이들에게도 극단적인 공포심을 일깨우며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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