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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1.26 04:59 수정 : 2019.11.26 07:23

텔레그램에 퍼지는 성착취
② 가해자 단죄가 필요한 이유

여성 교사만 타깃 삼은 방엔 수만명…얼굴에 ‘변태’라 적어 능욕주기도
“텔레그램에선 안걸린다는 인식 적극 수사로 깨야 가해자 위축”

#1.

“교사 신상 제보받습니다. 사진 보내주시면 합성도 해드립니다.” 2만여명이 들어와 있는 한 텔레그램 대화방에는 직업이 교사인 여성들의 얼굴과 나체 사진을 합성한 사진이 수백장 올라와 있다. 일반인 여성의 얼굴 사진에 ‘변태’ 등의 표현을 적어놓은 엽기적인 사진들도 있다. 이 방의 이름은 ‘교사 채널’이다.

#2.

“박○○. 20살. 남자를 너무 밝힘. 능욕 부탁드립니다.” 주변 지인이나 혹은 모르는 일반인 여성의 얼굴 사진과 나이, 사는 지역과 직업 등의 신상정보를 올리는 텔레그램 대화방도 있다. 이 방에 올라온 일반인 여성의 얼굴은 얼마 뒤 나체 사진과 합성된 성착취물로 바뀌어 다시 이 방에 올라온다. 이 방에서 5천∼1만원 정도의 기프티콘을 받고 합성 사진을 전문적으로 만들어주는 이용자도 있다. 이 방의 이름은 ‘지인 제보’다.

텔레그램 성착취 범죄는 ‘박사’와 관련된 비밀 대화방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다. 박사의 수법을 모방하는 성범죄뿐만 아니라 직업이 교사인 여성들만 성착취 표적으로 삼는 ‘교사 채널’ 방, 주변 지인의 사진으로 성착취물을 만드는 ‘지인 제보’ 방과 같이 어떤 특징을 내세워 ‘관전자’들을 모집하는 성착취 방들이 수두룩하다. 25일 <한겨레> 취재 결과, 텔레그램에는 이런 성착취 대화방이 수십개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인 제보’ 방에서는 일반인 여성의 얼굴 사진으로 엽기적인 합성 성착취물을 만들고, 그 밑에 신상정보와 함께 성착취 내용을 다룬 소설을 쓰는 방식으로 성폭력을 저지른다. 피해 여성은 자신의 사진이 이렇게 합성이 돼 유포된다는 사실도 모른 채 디지털 성범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부대표는 이에 대해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남성들이 여성을 능멸해 여성의 인격을 말살하는 방식으로 열등감을 회복하고 쾌감을 느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텔레그램에서 인천의 한 고등학생에 의해 성착취물이 유통된다는 사실이 최초 고발된(▶관련 기사 : [단독] 청소년 ‘텔레그램 비밀방’에 불법 성착취 영상 활개) 이후 해당 고등학생이 불법 성착취물 2만여건을 유포한 혐의로 검거됐지만, 이 방에선 여전히 6천명 가까운 이용자들이 활동하며 ‘박사의 범죄’를 모방할 사람을 모으고 있었다. 이한기 디지털성범죄아웃(DSO) 사무국장은 “텔레그램 같은 메신저 기반의 디지털 성범죄의 경우 경찰에 신고해도 ‘어차피 안 된다’며 돌려보내는 경우가 많아 가해자가 죄의식 없이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며 “수사가 어렵더라도 경찰이 적극 나서서 가해자가 위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에서 피해 상담과 수사법률지원, 심리치료연계지원 등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전화 : 02) 817-7959 이메일 : hotline@cyber-lion.com

특별취재팀 hankyoreh1113@proton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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