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20.01.13 12:07
수정 : 2020.01.13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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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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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부지검, ‘검색어 조작’ 일당 4명 기소
피시방 3천여곳에 악성프로그램 유포 뒤
연관검색어 조작하고, 이용자 계정 해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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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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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시방 컴퓨터에 악성 프로그램을 유포해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 연관검색어를 조작하고, 이용자의 계정을 해킹해 수억원을 챙긴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이 악성 프로그램을 심은 피시방 컴퓨터는 21만대에 달한다.
서울동부지검 사이버수사부(부장검사 김봉현) 2018년 1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피시방 게임관리프로그램을 제작해 납품하면서 악성 기능을 몰래 심어놓고, 이를 이용해 포털사이트 연관검색어를 조작하거나 이용자의 계정을 해킹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프로그램 개발업체 대표 등 4명을 지난 10일 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의 설명을 종합하면, 프로그램 개발업체 대표인 ㄱ(38)씨는 프로그래머인 ㄷ(37)씨와 피시방 게임 관리 프로그램을 납품하면서 외부에서 컴퓨터를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는 악성 기능을 심어놨다. 이들은 이 기능을 이용해 특정 단어를 연관검색어나 자동완성 검색어로 등록되도록 하는 방식으로 포털사이트 네이버 등의 검색어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2018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이같은 방법으로 약 4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겼다. 검찰은 이들이 아예 텔레마케팅 사무실을 차려 연관검색어 조작을 통한 홍보를 권유하는 영업도 한 것으로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바이럴마케팅 업체 대표인 ㄴ(38)씨는 이들이 악성 프로그램을 납품할 컴퓨터를 추가로 확보하기 위한 중간다리 역할을 해 같은 혐의로 ㄱ씨와 함께 구속 기소됐다.
이들이 만든 악성 프로그램은 해킹 범죄에도 이용됐다. 검찰은 이들 일당이 악성 프로그램을 이용해 피시방 이용자들의 포털사이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추출하고, 이렇게 해킹한 이용자의 계정을 1건에 약 1만원에 판매해왔다고 밝혔다. 지난 9개월 동안 이들이 해킹한 포털사이트 계정은 56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검찰은 확인했다. ㄱ씨 업체의 직원 ㄹ(27)씨는 이들과 범죄를 공모한 혐의(컴퓨터 등 장애 업무 방해 혐의)로 ㄷ씨와 함께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연관검색어 조작은 물론 개인정보 탈취 및 불법활용 사범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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