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 필진네트워크 나의 글이 세상을 품는다
인권·복지 |
행정대집행법 개악 안된다 |
요즘 국회 앞에서는 행정대집행법(일명 강제철거법) 개악안의 본회의 상정을 막으려는 이들이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행정대집행법이란 노점상, 도시철거민 등을 강제로 몰아낼 때 공권력을 합법적으로 개입시키거나 용역깡패를 동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주는 악법이다. 게다가 철거에 드는 막대한 비용(과거의 예를 보면 3억~7억5천만원)까지 철거민들에게 합법적으로 떠넘긴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지난 아펙 정상회의 때도 부산의 노점상들은 ‘도시 미관상’ 또 쫓겨나야만 했다. 그 숫자만도 엄청난 아프리카 대륙의 각종 난민들이나 파키스탄 지진 피해자들의 모습은 과연 도시 외관상 아름다운가? 행자부의 법안 발의 발상이나 법집행 논리대로라면 이들 난민은 모두 해당 나라에서 대역죄인들이다. 자식들 공부시키고 생계를 해결하려고 길거리에 나선 서민들의 모습은 엄연한 우리의 현실이다. 정직하게 땀 흘리는 사람들이 왜 벼랑끝으로 계속 쫓겨나야 하는가. 천막농성을 하는 전국노점상연합의 김장현씨는 “정부나 지자체는 강제철거로 대할 것이 아니라, 노점상을 직업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노점에서 떡볶이나 순대를 사먹어본 이들은 누구나 이 법에 따른 ‘공범’이다. 오늘도 칼바람 속에 행정대집행법 개악 저지와 생존권 투쟁에 나선 ‘우리의 공범’을 위해 정신적으로나마 연대할 수 있는 마음이 절박하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