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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14 18:01 수정 : 2006.03.15 00:23

12면 긴급복지원제도

24일부터 시행…의료비는 최대 300만원

작은 회사에 다니는 남편과 두 딸과 함께 넉넉하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살림을 꾸려나가던 전업주부 이아무개(40)씨는 어느날 날벼락을 맞았다. 남편이 아침운동 중 갑자기 심장마비로 숨진 것이다. 장례를 치르고 퇴직금 등을 정리해 보니 8천만원짜리 전셋집만 달랑 남았다. 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 신청을 해도 복잡한 심사에 2주 이상이 걸리는데, 당장 먹을 것을 사거나 아이들 학용품 살 돈마저 없었다.

이씨와 같은 사례는 사회 양극화가 심해진 요즘 주위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앞으로 이씨와 같은 사람은 한달 동안 생계비, 의료·주거 서비스 등을 신속히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생계비는 4인 가구 기준 70만원을, 의료비는 최대 3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정부는 14일 국무회의를 열어 긴급복지지원법 시행령을 의결하고 24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긴급지원제도는 가정의 주 소득자가 갑자기 숨지거나 가출했을 때, 또는 가족 구성원이 병에 걸리거나 집에 불이 나는 위기상황이 닥쳤을 때 3~4일 안에 생계비와 의료비, 주거비 등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아이들이나 노인들이 돌봄 없이 방치되는 상황도 지원 대상이다. 이씨 가정이라면 당장 56만원의 생계비를 받을 수 있다.

긴급 지원은 한 달 또는 한 번이 원칙이지만, 위기 상황이 지속되면 생계지원 등은 최장 넉 달까지, 의료지원은 두 차례까지 받을 수 있다. 생계비는 최저생계비의 6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1인 가구는 25만원, 2인 가구 42만원, 3인 가구는 56만원이 지원대상자의 계좌로 입금된다. 의료비는 급여 항목 가운데 본인부담금과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에 대해 300만원까지 치료받은 병원으로 지급된다. 임시로 살 곳에 대한 지원도 이뤄진다. 임시 거처를 복지부 장관이 고시하는 기준에 따라 제공받거나 월세 등의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사회복지시설을 이용할 때는 사회복지시설에 1인당 최대 35만7000원의 비용이 지원된다. 연료비가 많이 드는 겨울철에는 이와 별도로 6만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고, 긴급지원 대상 가운데 사망자가 생기거나 출산하는 경우에는 각각 50만원이 주어진다.

이런 긴급지원은 대상자가 직접 129번이나 시·군·구 사회복지과에 신청해도 되고, 의사·간호사·교사·119 등 주변 사람들이 대신 알려도 된다. 긴급 지원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심사는 긴급 지원 뒤 이뤄진다.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소득의 경우 최저생계비의 130% 이하, 재산은 대도시 9500만원, 중소도시 7750만원, 농어촌 7250만원 이하, 금융재산은 120만원 이하이다. 만약 이 기준을 초과한 가구가 지원받은 사실이 확인되면 지원액을 다시 반환해야 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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