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 산남동 청주여자교도소 수용자들이 지난 3일 오전 취업작업장에서 도자기 무늬 부착 작업을 하고 있다. 청주/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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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재소자 인권보고서 (중) 군대식 수형생활
여성 재소자들이 여성성을 보호받을 수 있는 곳은 한국에서 청주여자교도소가 유일하다. 교도소에 들어서면 수용자들이 기른 울긋불긋한 화분들이 늘어서 있다. 외부와 격리하는 쇠창살만 아니리면 일반 보호시설 정도로 생각될 정도다. 출산땐 아기 18개월때까지 동거
여름철 매일 목욕…단수도 없어 기결수 가운데서도 장기수들이 주로 모인 이곳에는 여성성과 모성을 보호할 수 있도록 서기관급 의무과장 아래 산부인과와 치과 의사가 따로 있다. 한 여성 재소자는 “산부인과 의사가 거의 없는 일반 교도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좋은 대접”이라고 말했다. 청결면에서도 ‘겨울철 주 1회 목욕 및 주 1회 머리감기’ ‘여름철 매일 목욕’ 등 원칙은 다른 교도소와 똑같다. 그러나 일반 교도소와 달리 물탱크 청소 때말고는 단수가 없다. 청주여자교도소는 모성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점에서도 단연 앞선다. 현재 아기와 함께 있는 수형자는 총 4명인데, 3명은 4.8평형 양육거실에서 아기와 함께 생활한다. 또다른 1명은 출산이 임박해 아기와 함께 병사에 거주한다. 아기가 교도소 생활을 기억하지 못하는 18개월까지만 엄마와 생활하는데, 충격방지벽과 푹신한 매트가 깔린 유아놀이방은 미끄럼틀과 보행기 등 놀이기구까지 갖춰 여느 놀이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은경 한림대 심리학과 교수는 “청주여자교도소는 단순히 성폭력 예방을 위한 여성 격리수용을 넘어서 여성의 생리적 특성을 고려하고 모성을 보호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여성 수용시설 본보기”라며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나머지 1900여명의 여성 재소자들에게도 이런 시설을 공급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청주/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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