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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조성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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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동제자들을 낚시질해 이용
선무당들 드나드는 무당카페 주의보
통과의례는 어떤 개인이 새로운 지위나 신분상태를 통과할 때 행하는 의식을 이야기 하는 것으로 프랑스 인류학자 방주네프(Van Gennep A)가 처음으로 사용한 말로 추이의례(推移儀禮)라고도 한다. 무당이 되기 위한 통과의례로는 내림굿이란 것이 있다. 요즘은 내림굿을 하지 않은 무당들이 많이 있지만 예전에는 반드시 내림굿이란 통과의례를 거쳤다.
그러나 예전엔 이 내림굿이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천하 세품’이라고 하여 길솟음, 천하솟음, 재솟음이라고 하였는데 이 말을 다른 말로 허튼굿, 내림굿, 솟을굿을 의미하는 것으로 하여 세 번을 하였다고 한다. 예전에 필자가 쓴 천하 세품에 관한 글을 보고 어느 카페에서 운영자와 회원들이 “굿을 한번 하기도 힘든데 세 번씩이나 굿을 하라니 그 돈을 어찌 다 감당하느냐”는 식으로 엉터리라고 필자를 비난하는 것을 보았다.
이런 행태는 천하 세품이 무엇이며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무지에서 나온 행태로 여기서 다시 한 번 12살에 무당이 되어 40년을 지낸 아주 박식한 구만신의 이야기를 토대로 설명하고자 한다.
<부도지> 제2장에 보면 마고삼신이 살던 성을 마고대성, 실달성, 허튼성이라고 하였으며 또 이 성들은 8려(呂)의 음(音)에서 나왔다는 기록이 있다. 천하 세 품의 허튼굿, 내림굿, 솟을굿이라는 명칭도 바로 마고대성, 실달성, 허튼성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내림굿이란 인간들에게 천부의 가르침을 깨우쳐주어 다시 지상의 낙원인 마고대성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그 길을 인도해 주는 사제를 탄생시키는 의식으로 아주 깊은 뜻이 담겨져 있다고 생각한다.
마고대성은 하늘에서 내려 준 인간본연의 마음가짐인 선청후(善淸厚) 삼진을 보존하여 희노애락을 느끼지 못하고 아주 평온하게 살던 지상의 낙원을 이야기 한다.
솟을굿은 진정한 무당으로 거듭 태어나고 또한 무당 본연의 모습인 천부의 마음으로 많은 인간들을 가르쳐 삼망인 악탁박(惡濁薄)에 물든 인간들이 참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인도하라는 임무를 무당에게 부여하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솟을굿에 해당하는 곳이 바로 실달성으로 마고대성에서 인간들이 잘못으로 미혹(迷惑)에 빠져 쫓겨나게 되었지만 그래도 인간들이 마고삼신의 뜻을 지키고 마고대성에서 살던 참모습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하는 단계다. 내림굿이란 통과의례를 통하여 인간 본연의 모습인 하늘의 뜻을 지키고 알리는 참된 무당이 되려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허튼굿은 무당 될 제자의 몸에 붙어 있는 온갖 잡귀, 잡신들과,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하여 자손의 몸과 마음을 괴롭히며 아우성치는 조상들을 모두 벗겨내고 쫓아내는 굿이다. 이런 모습이 허튼성에 살던 사람들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 허튼성은 실달성에서 살던 인간들이 마고본성에서 쫓겨난 이유와 하늘의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더욱더 미혹에 빠져, 옳고 그름을 구별하지 못하고 남을 해하고 자신의 이익만 취하는 등 허튼 짓을 많이 하는 지금의 세상으로 무당들이 바로 잡아야 할 세상이다.
그러면 무당이 되기 위한 통과의례로 하는 천하 세품은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닌 통과의례라고 할 수 가 있으며 무당이 되기 위해 제일 먼저 하는 굿이 허튼굿이다. 허튼굿은 무당이 될 사람이 신의 가물을 많이 타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때 하는 굿이다. 허튼굿은 먼저 잡귀 잡신을 모두 쳐 내고 그 집 조상의 원을 풀어주면서 조상가리를 잡아 조상들은 좌정시키고, 신들과 언제 내림을 하여 모시겠다는 약속을 함으로써 일단 그 사람의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굿이다. 허튼굿을 할 때 보통 내림굿 날을 잡는다고 한다. 내림굿 날은 신의 선생들이 잡는 것이 아니라 허튼굿을 한 사람, 즉 무당이 될 사람이 잡는다고 한다.
그리고 내림굿 날이 잡혀 내림굿을 할 때는 아흔아홉 집에 건립을 다녔다고 한다. 이 걸립을 세 건립이라고도 하는데, 이 말을 다른 말로 세(혀)나린 건립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혀바닥을 세바닥이라고 부르듯 혀를 세로 불렀기 때문이다. 또는 쇠납(호적)을 앞세워 건립을 다녔다고 하여 쇠건립이라고 불렀다고도 한다. 그러나 이 ‘세’라는 말이 곡해되어 쇠걸립으로 전해져 내림굿하기 전에 놋쇠 등을 건립하여 신기물을 만든다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 내림굿을 할 때 건립을 다니는 목적은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이웃마을과 왕래가 어려웠던 옛날에는 내림굿 할 무당이 건립을 다니면서 자신의 신 내림굿을 하는 것을 널리 알리고 많이들 구경 와서 자신의 영검함을 보고 널리 입소문 내어 달라는 일종의 광고의 성격을 뗬다고 한다.
두 번째는 아흔아홉 집을 건립 다니면서 자신의 영검함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림과 동시 무당으로 가질 수 있는 부끄러움과 창피함 등 자격지심과 스스로 위축될 수 있는 마음을 버리게 하고, 무당이라는 사화적 편견과 멸시를 이겨내고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여야 할 무당으로서 긍지와 자부심 그리고 잘 할 수 있다는 적극적인 자신감을 심어주는 과정이기도 하다.
세 번째는 이집 저집을 다니면서 점을 봐주고 내림굿을 위하여 건립을 돈다고 하면 쌀, 보리, 등 곡식과 집안에서 사용치 않는 촛대, 놋그릇, 북 그것도 없으면 돈이라도 조금 건네준다.
지금처럼 수천만 원을 받고 굿을 해주는 시대가 아니라 모두가 힘든 시기로 굿을 할 때 조금이라도 보탬을 얻고자 하는 뜻이다.
이 때 촛대나 북 등을 주는 집은 신불림 한 사람이거나 많이 빌던 사람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것이 ‘뜬성수’가 된다고 한다. 특히 놋그릇을 주는 집안은 산바람이 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건립할 때는 절대 깨지는 도자기나 사기 등의 물건은 받지 않는다. 그 이유는 깨지는 물건은 불길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때 받은 놋그릇 등으로 신기물을 만들기도 하였다.
내림굿을 할 때는 하루전날 신부모와 애동제자는 반드시 계욕(戒浴)의식을 가졌다. 예전에는 볏짚을 태워 그 재로 만든 물인 잿물로 목욕하였지만 향이 나온 후부턴 향물로 목욕재계를 한 후 동쪽을 향하여 기도를 한다. 그런 후 새벽 3시경 신애기와 신부모 단둘이서 산으로 올라 백설기 등 간단한 전물을 진설하고 사철 푸른나무 즉, 소나무나 참나무 등에 일월다리를 걸고 일월을 의미하는 재금만 가지고 일월을 받는다. 이때 신부모와 신애기 단 둘이만 올라가는 것은 눈불림, 귀불림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즉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으로 아무나 흉내 내어 엉뚱한 짓을 못하게 막기 위한 것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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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를 타고 일월대를 들고 신을 받는 모습. 사진 조성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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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후 첫닭이 울기 전에 동쪽으로 뻗은 소나무가지 중 사람형상을 하고 있는 가지를 골라 옷을 입히고 머리에는 명두를 걸고 명두 위에 예단을 둘러놓고 미리 준비해 둔 대백기(일월대)를 들고 동이에 올라 옳은 신명들을 받는다고 한다. 그런 후에 내림굿 하면서 애동제자가 솟을굿을 할 날짜를 어느 해 꽃필 때나 햇곡식 나올 때 식으로 잡는다고 한다. 솟을굿은 1년 후가 될 수도 있고 2년, 5년, 멀게는 10년 후가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솟을굿은 애동제자가 무꾸리를 하고 굿을 하면서 금전을 모아 신복과 신기물 등을 전부 갖추어야만 할 수 있는 굿으로 보통 가깝게는 5년 멀리는 10년 정도 걸린다고 한다. 무당들이 필수적으로 가져야 하는 ‘아흔아홉상쇠방울’은 돈을 주고 사는 것이 아니라 굿을 한자리 하고 나면 그 돈으로 대장간에 가서 방울 1~2개 정도씩 맞추어서 만들었다고 하였다. 아흔아홉상쇠방울을 만들려면 많은 노력과 정성과 인내를 필요로 한다.
신복 역시 무당 자신이 금전이 마련되면 옷감을 구입하여 직접 만들거나 아니면 바느질 하는 사람을 싸서 한 벌씩 마련하여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도 한다. 이러한 것은 무당이 굿을 직접 하기 위한 준비과정으로 볼 수 있기에 도불(道佛)이나 정불(正佛) 이라고 하는, 즉 굿을 하지 않는 제자는 솟을굿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솟을굿은 애동제자의 신의 기운을 북돋워 신의 영검함을 더욱 높이는 의미도 있지만, 솟을굿을 한 무당이라야 굿을 주제할 수 있고 원거리라고 하는 상산거리나 칠성거리 등 큰 거리의 굿 청에 들어설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고 하니 진짜 무당으로서 다시 태어나는 중요한 통과의례이기도 하다. 또 솟을굿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바로 신엄마와 신제자 간의 해원상생이라는 것이다,
내림굿을 하고 난 후 솟을굿을 하기까지 알게 모르게 신부모와 신자식 사이에 생긴 반목과 섭섭한 마음들을 모두 풀고 신부모와 신 자식으로 다시 의좋게 잘 살아보자는 ‘인의화해(人之和解)’가 가장 중요한 솟을굿의 덕목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무당이 되기까지 치러야 하는 천하 세 품은 단순히 굿만 하는 것이 아니라 천부의 뜻이 담긴 깊은 의미가 있는 통과의례이기 때문에 예전엔 꼭 필요한 것으로 여겼고 그렇게 행하여 왔다. 요즘은 허튼굿과 내림굿을 한꺼번에 해 버리니 이런 과정을 요즘 무당들은 잘 알지도 못하고 이해하기도 힘들 것이다. 돈만 주면 다 알아서 없는 신도 만들어서 내림을 해 주는 신의 선생들이나, 하는 일 잘 되지 않으니 어떻게 내림굿만 하면 돈 많이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요즘 무당들이나, 만물상에서 신에 대한 정성까지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믿고 돈으로 모든 것을 다 준비하는 무당들은 생각도 할 수 없는 통과의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런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쓸데없는 짓이라고 생각하는 무당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또한 내림굿을 한 후 신부모와 신애기가 얼마가지도 못하고 헤어지는데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신부모에게 배울 것이 없을 때 가장 많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도 굿을 할 줄 모르는 무당이 내림굿을 하고 나면 신애기가 신부모에게 신의 재주를 배울 것이 없기 때문 혼자 많은 갈등을 겪다 마침내 다른 신부모를 잡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럴 때는 새로 잡은 신부모와 다시 가리굿 형태의 굿을 하는데 이때 새로 잡은 신부모가 내림굿을 해 준 원신부모에게 찾아가 전후 사정을 이야기 하고 이해를 구한다고 한다.
그리고 일정기간 동안 신애기가 굿을 맞아오면 구성수 몫으로 일정금액을 원신엄마 신당에 올려놓고 온다고 한다. 이러한 관계를 가진다면 지금처럼 신부모와 신애기가 헤어지고 난 뒤 서로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면서 원수처럼 지내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덕목이 무당들 사이에 전해지고 있건만 요즘 남의 신딸 가로채기와 신가리굿을 하면서 원신부모에게 한마디 통보도 하지 않는 행태들이 무교의 단결을 가로막는, 서로 만나면 헐뜯고 싸우는 추잡한 모습의 원인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신의 재주가 없는 무당들은 내림굿으로 자신의 임무가 다했음을 스스로 각성하고 신애기가 좋은 선생 만나서 좋은 재주 많이 배워 훌륭한 무당, 큰무당 되기를 기원하여야 한다. 하지만 돈 벌어 주는 자신의 체인점 하나가 사라진다는 얄팍한 욕심에 이러한 것을 수궁하지 못하는 것이 요즘의 세태이기도 하다.
또한 요즘 무교 카페를 개설하여 불쌍한 애동제자들, 신가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물고기 낚시하듯 낚아채어 피해를 주는 파렴치한 선무당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런 선무당들은 자신의 카페뿐만 아니라 다른 무교인 카페까지 원정을 가서 바늘이 수없이 달린 낚시를 던져놓고 분간 못하는 애동제자들이나 눈먼 신가물들을 쪽지 등으로 꼬드기고 있다. 그러니 이런 무당들이 카페에 발을 들여 놓지 못하게 카페 운영자들은 잘 가려내어 차단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부정적인 모습과 어리석은 행태들이 하루빨리 바로잡아져야 무교 전체가 단결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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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제
53년 대구생. 공무원을 하던 중 굿판을 본뒤 모든 것을 던지고 무속 세계에 뛰어들었다. 2000년 <무속신문> 창간해 편집국장을 지냈다. 무천(舞天)문화연구소장으로서 무속의 근원을 우리 민족의 상고사 속에서 찾고 있다. 저서로 <무속에 살아있는 우리 상고사>, <상고사 속의 무속이야기><민족의 시각으로 바라본 동물의 상징성>, <신을 조롱하는 무당>, <무교이론ⅠⅡ>가 있다.
이메일 : muam777@naver.com
블로그 : http://blog.naver.com/muam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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