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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8.12 16:12 수정 : 2019.08.12 16:41

개교 104년만에 결혼 허용

원불교가 개교 104년 만에 여성 교역자(교무)의 결혼을 허용했다.

원불교는 지난달 교단 최고 의결기구인 수위단회를 열어 여성 교무 지원자가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했던 ‘정녀 지원서'를 삭제하는 내용의 ‘정남정녀 규정 개정안'을 통과했다고 12일 밝혔다.

원불교에 따르면 정녀지원서는 원불교 여성 교무로서 평생을 독신으로 지내겠다고 약속하는 일종의 서약서다. 원불교는 여성 예비 교역자가 대학 원불교학과 입학을 지원할 때 이 서약서를 제출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번 교헌 개정으로 정녀지원서 제출 의무가 사라지면서 앞으로는 원불교 여성 교무도 남성 교무처럼 자율적인 의사에 따라 결혼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원불교 최고지도자이자 수위단회 단장인 전산 종법사는 “이번 정남정녀 규정 개정의 건은 그 어느 것보다 중요한 결의가 될 것이며, 교단의 큰 방향이 되고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교헌 개정으로 정남정녀 지원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변경된 규정에 따라 정남정녀 희망자는 정남정녀 승인을 받은 때로부터 42세 전까지 지원서를 제출한다. 이들이 독신 서약을 지켜 60세가 되면 교단은 정식으로 정남정녀 명부에 등록한다.

원불교는 교역자들의 신병 치료와 노후 봉양을 할 때 정남정녀 교역자를 그렇지 않은 교역자보다 우선해 살피도록 한다.

원불교는 여성 교역자의 상징으로 여겨진 '검정 치마, 흰 저고리' 정복에 변화를 주는 방안도 본격 검토한다 .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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