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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1.20 22:04 수정 : 2019.01.21 15:20

[한겨레21]
진각종 산하 시설 여직원 2명이 고소
“노래방에서 엉덩이·허리에 손 얹어”
“벗어나지 못하게 꽉 껴안아”

가해자 지목된 김씨 34살에 요직
직원들 ‘진각 프린스’ 별칭 불러
김씨 “성추행 없어…빨리 조사를″

서울 성북구 월곡역 인근에 있는 진각종 종무행정의 중심인 진각문화전승관. 김진수 <한겨레21> 기자 jsk@hani.co.kr

대한불교 진각종이 운영하는 진각복지재단의 산하시설 여직원 2명이 진각종 최고지도자인 총인의 장남 김아무개(40)씨를 성추행 혐의로 지난해 12월 검찰에 고소했다. 김씨는 2015∼17년 사건 당시 진각복지재단 법인사무처 간부였다.

진각종은 교도 수 70만명으로 조계종과 천태종의 뒤를 이어 한국에서 세번째로 큰 불교 종단이다. 조계종과 달리 승려가 머리를 기르고 결혼을 한다. 진각종의 총인은 조계종으로 치면 종정에 해당한다. 진각종 산하 진각복지재단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위탁받은 노인복지관, 어린이집 등 사회복지시설 44곳을 운영하고 있다.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김씨는 6년 전 34살의 젊은 나이에 요직을 차지해 직원들 사이에서 ‘진각프린스’라는 별칭으로 통한다. 2013년 5월 그의 아버지 회정 정사가 진각종 통리원장 겸 진각복지재단 대표이사가 됐고, 그해 8월 김씨는 진각복지재단 사업부장(실무자 중 서열 2위)에 임명됐다.

20일 <한겨레21>이 확인한 이 사건 고소장에는 “피고소인(김씨)으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한 직원들이 상당수 있다”며 “가해자는 강제추행 이후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진각복지재단의 최고 실력자로 살아가고 있는데, 피해자들은 강제추행을 당하고도 직장을 잃을까, 남들에게 알려질까 두려워하는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끼게 되었고 이 사건 고소에 이르게 됐다”고 나와 있다.

피해자 씨는 김씨에게 두차례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소장에 밝혔다. 처음은 2015년 가을께 회식 뒤 노래방에서였다. 김씨는 모니터 앞에 서 있는 ㄱ씨의 갈비뼈 부분부터 엉덩이, 허벅지 부분을 쓸어내리고 허리에 손을 얹었다. ㄱ씨의 동료가 이 모습을 보고 중간을 파고들어 떼어놓았지만, 김씨는 다시 ㄱ씨에게 접근해 같은 행위를 반복했다. 김씨는 술에 취한 상태도 아니었다고 ㄱ씨는 기억한다. 고소장에 첨부된 ㄱ씨 동료의 진술서 내용도 이와 일치한다. ㄱ씨는 김씨가 2017년 겨울 자신을 안마해준다며 등에 성기를 비볐다고도 밝혔다.

다른 피해자 씨는 2016년 겨울 회식 뒤 이동하는 동안 김씨가 자신의 볼을 꼬집고 벗어나지 못하게 꽉 껴안았다고 밝혔다. 깜짝 놀란 ㄴ씨는 동료들에게 이 사실을 바로 이야기했다. ㄴ씨 동료들의 진술서 내용도 일치한다.

고소장엔 재단 산하시설 직원 6명의 진술서가 첨부돼 있다. 여기엔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또 다른 성추행 피해자 씨에 대한 언급도 있다.

사건 뒤 현재까지 진각종이나 진각복지재단 차원에서 진상조사가 이뤄진 적은 없다. 현재 진각종 현정원(감사실)의 원장은 총인의 동생이다. 가해자로 지목된 김씨의 삼촌이기도 하다.

김씨는 억울하다는 태도다. 그는 <한겨레21>과 한 통화에서 “성추행을 한 적이 전혀 없다. 나는 아버지가 총인인지라 말 하나, 행동 하나 조심스러운 사람이다. 피해자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기억도 없다. 조사가 진행되는 것도 아니라 답답한 상황이다. 빨리 조사가 진행돼 내가 정말 피해를 입혔다면 사과하고 어떻게든 해결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6월 인사이동으로 진각복지재단 사업부장에서 산하단체 원장으로 옮겨 갔다. 사건의 피해자들과 목격자들은 <한겨레21>과 만나 고소장에 담긴 내용을 기사화하는 데 동의했다.

변지민 <한겨레21> 기자 d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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