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1.16 19:41
수정 : 2019.01.16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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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원행 총무원장이 16일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새해 구상을 밝히고 있다. 사진 조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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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 첫 기자회견
새해맞이 금강산 민족공동행사 때 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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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원행 총무원장이 16일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새해 구상을 밝히고 있다. 사진 조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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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신계사에서 남북 불자들의 합동법회를 열고, 앞으로 그곳에서 템플스테이도 할 수 있도록 북쪽과 적극 협의에 나서겠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16일 서울 종로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연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2019년을 남북 불교교류의 해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원행 스님은 지난해 종단이 적폐청산을 요구한 세력과 갈등을 빚고 설정 전 총무원장이 임기 중 중도퇴진한 가운데 치러진 선거에서 당선돼 11월 취임했다.
원행 총무원장은 이날 이미 남북교류의 역사가 있는 금강산 신계사를 중심으로 교류를 확대할 뜻을 분명히 했다. 신계사는 유점사, 장안사, 표훈사와 더불어 금강산 4대 명찰로 불렸던 고찰로, 2000년 6·15공동선언 이후 남북 불교계가 함께 복원에 나서 2007년 완공됐다.
그는 “현재 남한 140개 사찰에서 진행되고 있는 템플스테이 참가자 중엔 불자가 아닌 비신자가 70%나 되고, 외국인도 연 20만명에 이른다”면서 “금강산 신계사로 확대되면 시너지 효과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총무원장 취임 때 북쪽 조선불교도연맹(조불련) 강수린 위원장이 축하 편지를 보내주는 등 여러차례 서신을 주고받고 있고, 우리쪽에선 청와대 수석들과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계사 이외 다른 북쪽 사찰의 템플스테이 확대에 대해선 워낙 많은 재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기 상조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북한에서 60여개의 전통사찰을 보존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우선 북쪽 사찰 주변 녹지화가 더 시급해 장기적으로 2억 그루의 나무가 필요한데 우선 60만 그루를 조달해서 숲가꾸기 운동에 더 심혈을 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달 금강산에서 열릴 예정인 ‘새해맞이 민족공동행사’에서 조불련과 신계사 템플스테이를 비롯한 다양한 교류협력 사업을 논의할 참입니다. 올해 부처님오신날에는 평양 시내 사찰에서 봉축 점등식을 할 수 있도록 협의하고, 남과 북의 전통등이 한자리에 모이는 전시회도 추진하겠습니다.”
밖으로는 북쪽과의 교류가 핵심이지만, 안으로는 종단 내 반대세력과도 소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원행 총무원장도 이를 의식한듯 “최근 종단에서 일어난 갈등 상황은 94년 종단개혁 체제에 더 이상 안주해서는 안 되며, 개혁불사의 성과를 바탕으로 다시 크게 한 걸음 내딛어야 함을 일깨워줬다”며 “‘화합과 혁신 위원회’, ‘문화창달 위원회’, ‘백만원력결집 위원회’를 발족해 종단의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화합과 혁신을 위해 종단 내 징계자 사면을 거론한 점이 주목된다. 그는 “고의성을 가지고 범계를 했거나 법인을 사유화해 사찰재산에 큰 피해를 입혔거나 분명하게 속가에 인연이 있는 사례가 아니라면, 징제 사유를 면밀히 살펴서 종단이 화합하고 미래로 갈 수 있도록 대사면을 종정 예하께 건의하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종단 출가자들의 관심은 타종교에 비해 크게 뒤진 승려복지제도다. 원행 총무원장은 “올해부터 교구와 함께 국민연금보험료 전액을 지원하며 예방의료 서비스 강화를 위한 정밀검진 지원사업도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행 스님은 “10·27 법난 기념관 건립사업을 본격화하고 위례신도시 불교문화유산보존센터와 세종시 전통문화체험관을 올해 착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불사 계획도 덧붙였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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