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4.29 19:13
수정 : 2018.04.29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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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재룡 원광대 교수, 박성기 서당문화진흥회 이사장, 한재우 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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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통서당문화진흥회 박성기 이사장
새달 12·13일 서울서 ‘서당문화한마당’
갱정유도 2천명 ‘강경·제술·휘호’ 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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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재룡 원광대 교수, 박성기 서당문화진흥회 이사장, 한재우 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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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전통문화가 얼마나 격이 있고 멋진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보게 될 겁니다.” 한국전통서당문화진흥회 박성기(78) 이사장이 27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새달 12~13일 광화문광장에서 펼칠 ‘제17회 대한민국서당문화한마당’을 소개했다.
박 이사장은 ‘갓 쓴 도인’으로 유명했던 고 한양원 민족종교협의회장에 이어 ‘갱정유도’ 최고지도자인 도정을 맡고 있다. 1929년 유교를 갱신해 창립된 갱정유도인들은 지리산 청학동(경남 하동)이나 남원(전북), 구례(전남), 계룡(충남) 등에서 상투를 틀고 갓을 쓰고 한복과 도포를 입고 사서삼경을 읽는 등 전통을 고수하며 살아왔다. 갱정유도인들은 지금도 전국 40여개 서당을 운영하며 전통교육을 하고 있다.
서당문화한마당은 매년 ‘갱정유도’ 본부가 있는 남원에서 열렸으나 올해 처음으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다. 이 행사는 전통 서당 교육의 골자인 ‘글을 읊고, 짓고, 쓰는’ 과정을 과거제도로 재현해 강경(읽기), 제술(짓기), 휘호(쓰기) 등 세가지를 경연으로 펼친다. 박 이사장은 “어린 학동부터 90살 노인들까지 전국에서 도포와 한복을 입고 모인 2천여명의 응시자들이 광장에서 옛 과거시험과 같은, 세계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고풍을 보면 누구라도 감개가 무량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연에서 장원을 해 대통령상 수상하게 되면 사모관대를 하고 어사화를 머리에 꽂고 행진해 옛 장원급제의 금의환향을 재현하게 된다.
김재룡(62) 원광대 교수, 한재우(44) 훈장은 모두 초·중·고 등 정규 교육을 거치지 않고 전통 서당에서 공부한 갱정유도인이다. 한양원 이사장의 아들은 한 훈장은 “안중근 의사도 백범 김구도 서당에서 공부했는데, 일제가 서당을 폐쇄하는 바람에 우민화되어갔다”며 “서당 교육은 인간 본연의 성품을 회복해 참다운 인간을 만드는 최고의 교육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저희처럼 어려서부터 서당에 다닌 사람들은 글 읽는 소리를 듣고 자라 특유의 운율을 낼 수 있다”고 했다.
박 이사장은 지금은 계룡시로 바뀐 계룡산 신도안으로 몰려든 수많은 기인 도사 도인 명리학자들을 보며 자랐다. 그는 이날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이제 한반도의 대운이 열리는 천시가 와서 누구도 앞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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