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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16 18:21 수정 : 2005.08.16 18:25

윤길수 총무(오른쪽에서 다섯번째) 등 기독교장로회 총부 직원들이 새터전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아카데미하우스 터에 총회본부 이전뒤 활기
“세계화 소외된 이 포옹”…평화운동에도 힘 모아

한신대의 모태인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는 명실공히 한국 민주화의 중심추였다. 김재준, 문익환, 안병무, 강원용 등 기장의 지도자들은 민주화의 지도자이기도 했다.

 그러나 군사정권이 물러난 뒤 기장교단은 갈 방향을 잃은 것처럼 주춤거리고 침체하는 분위기였다. 자신들이 민초들의 고통과 함께 한 사이 군부를 등에 업고 오직 성장만을 향해 달려 대형화하고, 조직·재정적 기반을 탄탄히 갖춘 교단들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도 없지 않았다.

 그런 기장에 요즘 생기가 돌고 있다. 지난해 4월말 교단 본부와 교육원과 신도회 단체가 함께 들어온 총회본부에선 윤길수 총무와 정진우 선교사업국장 등 간부와 직원들이 어느 때보다 밝고 활기에 넘쳤다.

총회본부는 서울 강북구 수유동 아카데미하우스 터에 자리잡았다. 북한산 아래 숲에 둘러 싸인 최고 명당이다. 크리스천아카데미가 재정난 때문에 지난해말 아카데미하우스를 팔려고 내놓은 뒤 서울시가 영어체험마을을 설립하기 위해 구입하려 한다는 소식이 돌자 기장이 급히 매입해 지난 4월말 입주한 것이다.

 기장은 애초 서울 서대문 경기대 부근의 교단 소유 부지에 건물을 지어 종로구 연지동 기독교연합회관의 총회본부를 이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건물을 고층으로 짓느냐, 생태적으로 짓느냐를 놓고 교단이 싸움에 휘말렸다. 기장이 아카데미하우스로 이전하자 이 싸움이 일거에 종식됐다. 또 서대문의 기장 교육원도 이곳으로 이전하면서 교육관엔 한국여성단체연합과 평화인권연대, ‘전쟁 없는 세상’, 외국인노동자센터 등 17개 엔지오에 저렴한 비용으로 임대해 주어 호평까지 얻었다.

지난해 9월 기장을 4년간 이끌 총무가 된 윤 총무는 “신앙적 정신과 역사 참여의 전통을 살리며 교단을 새롭게 변혁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세계화의 경쟁에서 소외된 이들을 껴안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기장은 최근 쓰나미 때 피해를 입은 인도의 섬지역 어민들에게 배 5척을 만들어 생계를 해결하도록 해줘 현지에서 큰 호평을 받고 있다. 또 지난달 북한을 방문해 밀가루 400t을 지원한 기장은 여전히 식량난에 허덕이는 북한 동포를 위해 식량과 식용유 등 생필품을 지원하고, 어린이를 위한 탁아소를 돕기로 했다.

최근엔 평화공동체운동본부를 발족해 한반도의 통일운동을 넘어선 평화운동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민주화시대를 이끈 기장이 21세기에 북한산 아래서 평화시대의 견인을 모색하고 있다.

조연현 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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