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7.26 17:47
수정 : 2005.07.26 17:50
궁금한 절집 문화 50개 설명 담은 책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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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스님은 고기를 안 먹을까-불교풍속고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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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은 고기와 술을 먹어선 안 되나.
속인들과 다른 불교 출가자들의 삶은 궁금증을 산다. 이런 50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불교풍속고금기>(은행나무 펴냄)가 담아냈다. 대한불교 조계종이 운영하는 <불교신문>의 박부영 편집국장 대행이 신문에 연재해 호응이 컸던 글들이다.
‘먹거리’편에 나온 얘기다. 한 병든 비구가 신도에게 고기를 먹고 싶다며 사달라고 부탁했다. 그 신도는 살생을 저지를 수가 없어 대신 자기 살점을 떼어 주었다. 이 때문에 부처님은 비구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자신을 해치는 것을 금지했다. 사가라는 이름을 가진 장군은 직접 소를 도살해 부처님과 비구들에게 공양했는데, 이를 계기로 부처님은 먹어도 되는 고기를 따로 선별했다. 일부러 죽인 고기가 아니라 이미 죽인 고기 등을 먹을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술은 어떨까. 저자는 결론을 말하면 ‘마셔도 된다’고 했다. 계율에 대한 <사분율>에 따르면 부처님은 “여덟 가지 술을 마셔도 좋다. 취하지 않은 사람은 아무 때나 마셔도 좋고 취했거든 마시지 말라. 오늘 받은 술은 내일에 먹지 말라”고 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따라서 “마셔도 좋은데 취해서는 안 된다고 했으니 사실은 마시면 안 된다는 것이 정답”이라고 썼다.
선방에서 아예 자지 않은 채 좌선하는 ‘용맹정진’편이다. 용맹정진은 보통 1주일씩 했는데, 70년대 동화사 선방에선 서로 원력이 넘쳐 한 달로 늘린 적도 있다고 한다. 오랫동안 잠을 자지 않으면 겨울에 눈 위에서 자기도 하고, 수영장에서 수영하듯이 방바닥에서 허우적거리기도 한단다.
또 스님들은 스스로 승복을 바느질해 입었다고 한다. 성철 스님은 청담 스님이 이불 홑청을 빨아 펴놓고 이불을 꿰매면 어린애처럼 이불 밑으로 들어가 드러눕는 장난을 치곤했다고 한다. 그러면 청담 스님도 장난기 어린 말로 “바늘 침 맞기 전에 일어나라”고 했다는 것이다. 종정을 지낸 서암 스님은 봉암사에 주석하면서 늘 “스스로 농사짓고, 밥하고, 바느질하면서 공부하라”고 가르쳤다.
이 책엔 삭발, 목욕, 만행, 탁발, 발우공양, 걸망, 토굴, 다비 등 일반인들이 알고 싶은 절 집안의 문화를 알기 쉽게 전해주고 있다. 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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