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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05 17:42 수정 : 2005.07.05 17:42

새안산교회 김학중목사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사동. 바둑판처럼 정비된 신도시에 마치 체육관 같은 분위기의 주황색 건물이 유난히 눈에 뛴다. 십자가와 교회 푯말만 없다면 누가 이곳을 교회라고 생각할까. 옆 공원과는 담이 없다. 건물 지하 수영장과 1층 헬스장에선 주부들이 땀을 흘리고 있었다. 운동을 끝낸 이들은 1층 카페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거나 책을 읽기도 한다. 또 지하의 문화센터 40개 방에선 영어, 중국어, 일어, 공예, 플루트, 바이올린 등 다양한 문화강좌가 열리고 있다.

2층 예배당조차 체육관이나 다름 없다. 의자를 치우고 농구대를 놓으면 농구장이 되고, 탁구대를 갖다놓으면 탁구장이 된다.

어떻게 이런 발상이 가능했을까.

“세상 사람들에게 교회로 다가오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교회가 세상 사람들에게 다가가야 할 때가 아닌가요?”

교회서 외국어·운동도 배우고 설교도 신자 원하는 내용 선정
획일적 교회 모습 다양화 필요…초중고 국제학교 설립도 준비

이 교회 담임 김학중 목사(42)는 교회를 젊고 발 빠르게 변화시키기에 주저함이 없다. 특히 수용자들의 후각에 민감하다. 그래서 설교도 일방통행식이 아니라 현재 신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내용을 선정한다. 이른바 ‘상황설교’다.

어떤 사람들은 이곳에 대해 “스포츠센터지 교회냐”고 한다. 그러나 그는 개의치 않는다.

그는 감리교신학대 재학 때부터 개척을 준비했다. 2년 간 많은 교회를 직접 다니며 조사했다. 그 결과 교회가 너무 획일적이어서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이런 교회, 저런 교회 다양한 모습의 교회가 존재해야 신자들의 선택 폭도 커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세상이 다양해졌으니 교회도 다양해지는 게 당연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1993년 의욕만 앞세워 80평 지하실에 설립한 개척교회엔 한달이 지나도 단 한 명의 신자도 오지 않았다. 유일한 신자인 아내 한 사람을 놓고 네 번째 설교를 하게 됐을 때 아내가 울자 그도 울었다.

그러나 대상을 철저히 탐구하는 그의 목회는 점차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그는 늘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에게 거부감이 없는 교회를 지향했다. 1500평의 땅을 분양받아 레포츠센터처럼 지었다.

이 시설엔 매달 1천명이 이용한다. 이 가운데 80%는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 뒤 이 교회는 매년 1천 명씩 신자가 늘었다. 새신자들은 ‘누가 권유했느냐’는 물음에 ‘수영장’, 또는 ‘문화센터’라고 답하곤 한다. 이런 시설 이용자들이 교회에 대한 거부감이 없이 자연스럽게 교회를 받아들이게 됐다는 것이다. 새안산교회는 어느새 출석신자 5천명이 되었다.

김 목사는 이미 새로운 변화를 시작했다. 초·중·고 국제교 설립을 위한 삽질이다. “우리나라에서 10만 명의 학생들이 영어권으로 영어를 배우기 위해 나가있다고 하지요. 공단 지역인 안산에선 이런 분위기에 따라갈 여력도 안돼 소외감을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지요.”

그는 국제학교를 설립해 외국에 유학할 수 없는 몽고와 러시아, 동남아시아 등 제3세계 국가 아이들을 30% 가량 기숙사에 받아들여 그들에게도 국제적인 배움의 기회를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산/글·사진 조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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