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 감전될까 십자가 안밝혀…5년째 장애인아트센터 바자회 그는 안산시로 옮겨 목회하던 1991년 그 지역 장애인들과 함께 안산장애인교회를 개척했다. 그러나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목회는 녹녹치 않았다. 그는 폐결핵을 얻어 목에서 피를 쏟게 됐고 목회를 그만 둘 수밖에 없었다. 그가 건강과 영혼마저 잃어버린 채 좌절하고 있을 때 그의 아름다운 꿈을 되살려주고픈 한 노점상이 그의 손에 돈을 쥐어주고, 한 지인은 전세돈을 빼서 가져왔다. 그런 이들의 도움으로 92년 인근 서둔동의 한 상가건물 지하에서 시작한 게 지금의 교회였다. 그러나 “빌딩마다 십자가가 걸려 있어도 달라지는 게 없는 세상”에 또 하나의 십자가를 내건다는 게 부끄러웠다. 그래도 한 교인이 종탑 명목으로 헌금을 해 십자가를 달게 됐다. 그 첨탑 밑에는 까치가족이 둥지를 틀었다. 비가 오던 어느날 까치가 십자가의 불을 밝히는 전선을 쪼았는지 합선이 돼 옥상에 불이 나 까치 새끼들이 타죽고 말았다. 교회에선 그날 회의가 열렸다. 십자가에 불을 밝히면 다시 까치가 타죽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과 지하에 숨은 교회가 십자가에 불마저 밝히지 않으면 사람들이 교회가 어디 있는지 어떻게 알겠느냐는 의견들이 나왔다. 그러나 장 목사와 교인들은 까치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십자가의 불을 밝히지 않는 쪽을 택했다. 생명에 대한 이런 마음들이 모아져 수많은 장애인들의 재능과 생명을 살려낼 장애인아트센터가 내년쯤 지어진다. 글·사진 조연현 기자
종교 |
교회 셋방 살아도 ‘장애인의 꿈’ 제집 찾아줘야죠 |
까치 감전될까 십자가 안밝혀…5년째 장애인아트센터 바자회 그는 안산시로 옮겨 목회하던 1991년 그 지역 장애인들과 함께 안산장애인교회를 개척했다. 그러나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목회는 녹녹치 않았다. 그는 폐결핵을 얻어 목에서 피를 쏟게 됐고 목회를 그만 둘 수밖에 없었다. 그가 건강과 영혼마저 잃어버린 채 좌절하고 있을 때 그의 아름다운 꿈을 되살려주고픈 한 노점상이 그의 손에 돈을 쥐어주고, 한 지인은 전세돈을 빼서 가져왔다. 그런 이들의 도움으로 92년 인근 서둔동의 한 상가건물 지하에서 시작한 게 지금의 교회였다. 그러나 “빌딩마다 십자가가 걸려 있어도 달라지는 게 없는 세상”에 또 하나의 십자가를 내건다는 게 부끄러웠다. 그래도 한 교인이 종탑 명목으로 헌금을 해 십자가를 달게 됐다. 그 첨탑 밑에는 까치가족이 둥지를 틀었다. 비가 오던 어느날 까치가 십자가의 불을 밝히는 전선을 쪼았는지 합선이 돼 옥상에 불이 나 까치 새끼들이 타죽고 말았다. 교회에선 그날 회의가 열렸다. 십자가에 불을 밝히면 다시 까치가 타죽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과 지하에 숨은 교회가 십자가에 불마저 밝히지 않으면 사람들이 교회가 어디 있는지 어떻게 알겠느냐는 의견들이 나왔다. 그러나 장 목사와 교인들은 까치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십자가의 불을 밝히지 않는 쪽을 택했다. 생명에 대한 이런 마음들이 모아져 수많은 장애인들의 재능과 생명을 살려낼 장애인아트센터가 내년쯤 지어진다. 글·사진 조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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