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 끄여 운동도 벌여 큰나무교회에서 임 목사의 나이테를 굳이 엿보자면 10대쯤일까. 1977년 그가 관악구 봉천동에 처음 개척한 교회가 ‘어린이교회’였다. 어린 시절 늘 어른들로부터 “차례를 지켜야 한다”는 교육을 받았지만 이발소에서 자신의 차례 때인데도 어른이 오면 이발사 아저씨는 “너는 더 놀다 와라”고 내보내곤 했다. 교회에서도 어린이들은 늘 뒷전에 밀려나는 것을 보았다. 아예 어른들 없이 어린이들만의 교회를 만들면 결코 어린이들이 뒷전에 밀려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 만든 것이 어린이교회였다. 어린이를 따라 어른들이 모여들어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어우러지는 교회가 되었지만 언제나 어린이가 중심인 교회였다. 봉천동에서 이곳으로 옮겨온 지 8년째. 500여 명의 신자 가운데 200여 명은 학생이다. 서울에서 가장 젊은, 아니 어린 교회인 셈이다. 지난해엔 새로 출석한 30가정 가운데 27가정이 어린이 때문에 이 교회를 선택했다. 유아반, 어린이반, 중등반 모두 나무 이름을 땄다. 이들 반들은 빔 프로젝트까지 설치된, 어른 예배당 못지 않게 반듯한 예배실을 따로 가지고 있다. 반 안의 소모임들도 겨자나무 등 푸릇푸릇한 초록들의 모임이다. 임 목사는 한 달에 5주가 있는 달의 마지막 주일에는 어른 예배엔 참석하지 않고, 어린이들하고만 예배를 드린다.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한 주간은 큰나무교회와 함께 하는 이 마을의 ‘텔레비전 한 주간 끄기’ 기간이었다. 이 캠페인 역시 어린이들이 중심이다. ‘텔레비전은 끄고, 사랑은 켜고’ 참여자들은 교회에서 만든 스티커를 텔레비전 모니터 가운데 붙이고, 어린이들과 함께 짠 프로그램에 따라 음식 만들기나 놀이 등 텔레비전 시청 대신 다른 생활을 시도한다. 임 목사는 그림솜씨를 발휘해 ‘상엽이의 방’, ‘하영이의 방’ 등 방 문패를 그려주기도 한다. 임 목사와 함께 큰나무교회에서 어린이들의 큰 꿈이 자라고 있다.글·사진 조연현 기자 cho@hani.co.kr
종교 |
“어린이 따라 어른 신자도 모여듭니다” |
텔레비전 끄여 운동도 벌여 큰나무교회에서 임 목사의 나이테를 굳이 엿보자면 10대쯤일까. 1977년 그가 관악구 봉천동에 처음 개척한 교회가 ‘어린이교회’였다. 어린 시절 늘 어른들로부터 “차례를 지켜야 한다”는 교육을 받았지만 이발소에서 자신의 차례 때인데도 어른이 오면 이발사 아저씨는 “너는 더 놀다 와라”고 내보내곤 했다. 교회에서도 어린이들은 늘 뒷전에 밀려나는 것을 보았다. 아예 어른들 없이 어린이들만의 교회를 만들면 결코 어린이들이 뒷전에 밀려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 만든 것이 어린이교회였다. 어린이를 따라 어른들이 모여들어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어우러지는 교회가 되었지만 언제나 어린이가 중심인 교회였다. 봉천동에서 이곳으로 옮겨온 지 8년째. 500여 명의 신자 가운데 200여 명은 학생이다. 서울에서 가장 젊은, 아니 어린 교회인 셈이다. 지난해엔 새로 출석한 30가정 가운데 27가정이 어린이 때문에 이 교회를 선택했다. 유아반, 어린이반, 중등반 모두 나무 이름을 땄다. 이들 반들은 빔 프로젝트까지 설치된, 어른 예배당 못지 않게 반듯한 예배실을 따로 가지고 있다. 반 안의 소모임들도 겨자나무 등 푸릇푸릇한 초록들의 모임이다. 임 목사는 한 달에 5주가 있는 달의 마지막 주일에는 어른 예배엔 참석하지 않고, 어린이들하고만 예배를 드린다.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한 주간은 큰나무교회와 함께 하는 이 마을의 ‘텔레비전 한 주간 끄기’ 기간이었다. 이 캠페인 역시 어린이들이 중심이다. ‘텔레비전은 끄고, 사랑은 켜고’ 참여자들은 교회에서 만든 스티커를 텔레비전 모니터 가운데 붙이고, 어린이들과 함께 짠 프로그램에 따라 음식 만들기나 놀이 등 텔레비전 시청 대신 다른 생활을 시도한다. 임 목사는 그림솜씨를 발휘해 ‘상엽이의 방’, ‘하영이의 방’ 등 방 문패를 그려주기도 한다. 임 목사와 함께 큰나무교회에서 어린이들의 큰 꿈이 자라고 있다.글·사진 조연현 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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