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6.22 20:06
수정 : 2005.06.22 20:06
한국학 책 출판에 평생을 바쳐온 도서출판 일지사의 김성재 대표가 21일 오후 7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8. 고인은 1951년 학원사 전신인 대양출판사의 편집사원으로 출판계에 첫발을 디뎠다. 학원사 초대 편집장, 서울신문 기자, 교정부 차장을 거쳐 1956년 일지사를 설립했다.
고인은 일지사 창립 이래 출판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데 앞장섰다. 거의 모든 출판 분야에 걸쳐 문화적 의의가 큰 독창적인 원고를 골라내 간행했다. 황무지와 다름없던 곳에서 창작 그림책을 펴냈고, 다른 출판사에서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창작집, 서예집, 화집 등을 펴냈다.
특히 관심을 쏟고 지속적으로 많이 발간한 것은 학술전문서적. 그 중에서도 주종을 이룬 것은 한국학 분야였다. <고고학개론> <한국회화사> <한국근대문학사상연구> 등은 쇄를 거듭하며 사랑을 받아온 책들이다. 특히 <한국어보도> <한국미술연표>(전9권) 등은 고인이 “이런 책은 꼭 필요하다”며 경제성을 따지지 않고 펴낸 사례에 속한다. 학술계간지 <한국학보> 역시 1975년에 창간해 지금까지 30년째 거르지 않고 발행했다.
자신의 출판사에서 내는 책은 모두 몸소 초교와 재교를 볼 만큼 꼼꼼하게 책을 낸 것으로 이름났다. 대학교재로 쓰이는 고인의 저서 <출판의 이론과 실제>는 수정과 증보를 거듭해 2004년초 8판까지 냈다.
고인은 이러한 공로로 한국출판학회상(1985), 대한민국문화예술상(1985), 제14회 인촌상(2000) 등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옥자씨와 준수·지수·문수씨 등 세 아들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이며 장례식은 24일 오전 10시. (02)2072-2022.
임종업 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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