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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7.09 21:10 수정 : 2019.07.09 21:18

9일 오전 마포구 경총회관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재벌규탄 순회투쟁단 출정식에서 참가자들이 최저임금 인상을 촉구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사용자 쪽 8천원 제안에 반발
“마이너스 회귀는 비상식적이고
노동자 모욕·최저임금제 부정”

박준식 위원장 “11일까지 논의 종결”
경총은 “조정 힘들어” 입장 되풀이

9일 오전 마포구 경총회관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재벌규탄 순회투쟁단 출정식에서 참가자들이 최저임금 인상을 촉구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내년치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350원 깎자는 사용자 위원 쪽 요구에 이번엔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 위원들이 강하게 항의하며 전원회의에 불참했다. 사용자 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최저임금 삭감의 불가피성을 거듭 강조했다. 최저임금을 둘러싼 노사 간의 대치 전선이 최저임금위원회 울타리 바깥으로 옮겨간 모양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9일 정부세종청사 최임위 전원회의실에서 10차 전원회의를 열었으나 근로자 위원 9명과 사용자 위원인 박복규 위원이 빠진 가운데 별다른 결정 없이 끝났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회의 들머리에 “근로자 위원 불참에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한다”며 “적어도 7월11일까지는 2020년 최저임금 수준에 관한 논의를 종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근로자 위원들은 지난주 열린 전원회의 때 사용자 위원들이 내년치 최저임금액을 올해(8350원)보다 350원 내린 4.2% 삭감안을 제시한 데 반발해 회의 불참을 선언했다. 근로자 위원들은 “지금 경제가 국가 부도 상태에 놓인 것이 아님에도 물가 인상과 경제성장조차 고려하지 않고 (최저임금액을) 오히려 마이너스로 회귀하자는 것은 어느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비상식적 행위”라며 “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모욕이고 최저임금제도의 부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사용자 위원들이 최소한의 상식을 갖춰 대화의 장에 들어온다면, 우리 노동자 위원들은 결정시한 내에 합리적 결정이 이루어지도록 진정성을 갖고 성실하게 논의에 참여할 것”이라며 사용자 위원들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사용자 위원들은 지난달 26일 열린 5차 회의 때 최저임금액을 현행대로 시급과 월급을 함께 정하고 업종별로 구분하지 않고 단일 금액으로 결정하는 안이 표결 끝에 통과하자 이에 반발해 6·7차 전원회의에 불참한 뒤 8차 회의에 삭감안을 들고 돌아온 바 있다.

사용자 단체들은 이날 오전 서울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20년치 최저임금 인상률이 마이너스가 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강조했다. 이날 회견에는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 서승원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반원익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이 참석했다. 사용자 단체들은 “(-4.2%는) 심도 있는 고민 끝에 제시한 숫자라서 현재로선 조정하기 힘들다”며 “지난 2년간 과도하게 인상돼 어느 정도 흡수하지 않고선 앞으로 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또 “최저임금은 이제 경제논리로 풀어야 한다”며 “노사 간 이견을 말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소상공인 등도 감내 가능한 수준에서 최저임금이 결정됐으면 하는 간절함을 말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부터 11일까지 서울 시내 주요 재벌기업 관련 장소를 찾아 최저임금 1만원을 위한 경제민주화를 요구하는 ‘재벌개혁, 최저임금 인상’ 투쟁에 들어갔다.

전종휘 기자, 곽정수 선임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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