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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0.29 11:56 수정 : 2019.10.29 13:34

구충제 펜벤다졸은 사람 대상 실험 없어
동물실험에서는 오히려 간 종양 촉진해
40년 동안 사용해 안전? 동물만 해당
흡수율 낮으면 고용량 쓰다가 부작용
비슷한 기능 항암제 이미 나와 있어

동물용 구충제가 말기 암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인터넷에서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보건당국이 이는 의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영상물에서 퍼지고 있어 재차 암 환자에게 사용하면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대한암학회가 발표한 내용들을 토대로, 동물용 구충제(펜벤다졸)가 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주장에 대한 오해를 풀어본다.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나 인터넷 영상물에서는 펜벤다졸이 항암제로서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특히 항암제 등 기존의 치료법으로는 더는 치료가 되지 않는 말기 암 환자에게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의학적인 실험에서는 근거가 없다. 항암제를 비롯해 어떤 약이든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그 효과나 부작용을 밝혀야 하는데, 펜벤다졸의 경우 최근까지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는 없다는 것이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반면 일본 등 해외에서 시행된 동물실험에서는 오히려 간의 종양을 더 진행하게 한다는 연구 결과가 1990년대나 2000년대 후반에 발표된 바 있다.

다음으로 펜벤다졸은 40년 동안 사용됐기 때문에 안전한 약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역시 사람을 대상으로 처방된 것이 아니다. 식약처는 “40년 이상 사용된 대상은 개이고, 사람에게는 처방돼 사용한 적이 없으므로 사람이 사용할 때의 안전성은 보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펜벤다졸의 경우 사람이 투약했을 때 실제 몸속으로 흡수되는 비율이 20% 정도이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흡수율이 낮다는 말은 그 자체로 효과가 작을 수 있다는 방증이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항암제 등 약은 많이 투여해 몸속 농도가 높아질수록 효과와 부작용이 커진다. 만약 흡수율이 낮다면 효과를 내기 위해 그만큼 많이 투약해야 하고 그만큼 부작용도 더 커지는 문제가 있다. 기생충을 억제하거나 죽이는 효과를 나타내는 낮은 용량에서는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으나, 항암효과를 위해서 고용량으로 오랜 기간 투여한다면 혈액, 신경, 간 등에 심각한 손상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사용하고 있는 항암제와 함께 펜벤다졸을 함께 복용한다면 이 두 가지 약의 상호작용으로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항암제를 포함한 모든 의약품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안전하고 효과가 있는지 입증해야 시판될 수 있는데, 펜벤다졸은 그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문제가 있다. 식약처는 “일반적으로 항암제는 새로운 물질을 발견한 뒤 암세포 실험, 동물실험을 거쳐 사람에서 안전한 용량을 확인(1상 시험)하고, 암의 종류별로 효과를 확인(2상 시험)한 뒤 기존 항암제와 비교(3상 시험)해 시판하게 된다”며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퍼지고 있는 펜벤다졸의 항암효과는 사람이 아닌 세포와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라고 지적했다.

펜벤다졸과 같은 작용을 하는 항암제는 이미 시판돼 있기 때문에 굳이 이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 식약처는 “펜벤다졸은 암세포의 골격을 만드는 세포 안의 기관을 억제해 항암효과를 나타낸다고 알려져 있다”며 “이런 작용으로 허가된 의약품 성분으로는 ‘빈크리스틴’(1986년 허가), ‘빈블라스틴’(1992년 허가), ‘비노렐빈’(1995년 허가)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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