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3.15 16:41
수정 : 2019.03.15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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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회원들이 2017년 5월 ‘치료재료는 심장병 어린이들의 생명입니다’ 캠페인을 진행하며 인공혈관 공급을 요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 환우회는 한국 시장 철수 의사를 밝힌 고어사에 이런 캠페인을 벌이며 호소했지만, 고어사는 그해 10월 한국에서 철수했다. 안상호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대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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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화상회의 열어 ‘조속한 시일 내에’ 공급기로
세부사항은 추후 조율 예정...18일 20개는 병원에 우선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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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회원들이 2017년 5월 ‘치료재료는 심장병 어린이들의 생명입니다’ 캠페인을 진행하며 인공혈관 공급을 요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 환우회는 한국 시장 철수 의사를 밝힌 고어사에 이런 캠페인을 벌이며 호소했지만, 고어사는 그해 10월 한국에서 철수했다. 안상호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대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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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심장병 수술(폰탄수술)에 필요한 인공혈관이 1년 5개월 만에 다시 국내에 공급된다. 인공혈관 국내 재고가 바닥나는 바람에 지난달부터 무기한 연기된 소아 심장병 환자들에 대한 폰탄수술도 곧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15일 오전 고어(Gore)사 쪽과 긴급 화상회의를 열어 고어사가 폰탄수술에 쓰이는 소아용 직경 10㎜ 이상 인공혈관과 봉합사(봉합 수술에 쓰이는 실), 인조포 등 16가지 모델의 치료재료를 ‘조속한 시일 내’에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폰탄수술이란 환자의 심장 정맥과 폐동맥을 인공혈관으로 연결하는 수술을 말한다.
이날 양쪽이 공급 재개에 합의한 품목은 인공혈관 7개 모델, 봉합사 8개 모델, 인조포 1개 모델 등이다. 고어사가 2017년 10월 한국에서 의료사업부를 철수한 뒤 국내 의료기관들이 미리 사둔 폰탄수술용 인공혈관 재고가 떨어지면서 최근 국내 대형병원에서 폰탄수술이 전면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이중규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인공혈관 수가 책정과 공급 재개 절차 등 세부사항은 추후 조율할 예정”이라며 “고어사가 요구한 미국 판매가격을 보장해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어사는 지난 8일 식약처 등에 보낸 공식서한에서 ‘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심사 및 규제 서류 면제’와 ‘미국 정가 수준의 판매가’를 공급 재개 조건으로 요구한 바 있다. 대한흉부외과학회 등에 따르면, 폰탄수술용 인공혈관의 경우 한국 판매가는 약 46만원인데 미국에선 약 82만원이다.
2019년 8월 만료되는 고어사의 지엠피(GMP) 적합인정서 재심사 등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고어사는 이날 정부 발표 즈음 낸 의견문에서 “고어사만이 제공 가능하며 의료상 필수적이나 한국 시장에서 대체품이 없는 의료기기에 대한 규제 처리방법을 협의하고자 식약처와 유의미한 논의를 진행했다”며 인공혈관 공급 재개보다 ‘규제 처리방법’에 대한 협의가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한국에서 필요로할 때마다 제품을 공급하겠다는 게 고어사 입장이고, 공급 절차와 방식 등은 추후 회의에서 조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어사가 2017년 철수 당시 직경 3.5~5㎜ 인공혈관의 한국 판매권을 국내 수입업체에 넘긴 것과 같은 방식으로 공급할 것인지 등의 세부사항도 결정되지 않았다. 전면 공급 재개에 앞서 지난 11일 고어사가 당장 긴급하게 주기로 한 폰탄수술용 인공혈관 20개는 오는 18일 의료기관에 공급될 예정이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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