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7.26 13:03
수정 : 2018.07.26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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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홍관 국림암센터 경기북부금연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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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의지만으로 금연 시도할 때
1년 성공률이 고작 3%
17개 금연지원센터 이용으로
금연 성공율 높이고 폐암검진까지
전국 병원서도 사실상 무료 금연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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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홍관 국림암센터 경기북부금연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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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흡연자가 담배를 끊겠다고 찾아왔다. 왜 담배를 끊으려고 하냐고 물으니 쭈뼛거리면서 대답을 못한다. 채근을 했더니 대답이 놀라웠다. “물벼락을 맞았어요.” 알고보니 이 흡연자는 60세 남자인데, 아파트 베란다에서 평소처럼 담배를 피우고 있었는데 갑자기 위층에서 물벼락이 쏟아졌다는 것이다. 이분이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서 위층으로 올라가서 누구냐고 나오라고 했는데 당사자는 바로 중학교 여학생이었단다. 그러자 분기탱천하던 전의가 상실되고 내가 이렇게 수모를 당하면서 담배를 피워야 되나 하고 자책감이 들어서 금연클리닉을 찾아왔다고 한다. 정말 이제는 흡연자들 스스로 고백하듯이 마음대로 담배를 피울 데가 없다. 어떤 흡연자라도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일 때 주변을 돌아보면서 불을 붙이지 않는 사람은 없다. 아파트에서도 집에서 쫓겨난 흡연자들이 주차장 한쪽 구석진 곳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외면한 채 담배를 피우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그럼 흡연자들은 건강에도 안 좋은 담배를 끊어버리면 되지 않을까? 문제는 그게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의지만으로 금연을 시도할 때 1년 성공률이 고작 3%에 불과하다. 따라서 가장 좋은 방법은 혼자 힘으로 금연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약물을 비롯한 외부의 도움을 받아야한다.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흡연자가 금연하고자 할 때 지원받는 수준이 세계 최고다.
우선 지역별로 17개 금연지원센터가 있는데, 여기에 가면 4박 5일 동안 입원하면서 금연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여기에서는 폐 CT를 찍어서 폐암이나 폐기종을 확인해주고, 그 밖에 폐기능 검사, 간기능 검사를 포함한 건강검진을 해주고, 금연치료제 처방, 심리상담, 금연교육 등의 집중적인 금연서비스를 제공한다. 입원비를 포함해서 검사비와 약값까지 계산한다면 1인당 150만원에 육박하는 비용이 들지만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기 때문에 무료로 진행된다. 만약 직장 때문에 5일간 시간을 내기 어려운 흡연자의 경우 1박2일 단기 금연캠프에 참가할 수도 있다. 지역금연지원센터 이름과 연락처를 알고 싶다면 인터넷에 들어가서 금연두드림 → 금연지원서비스 → 제공기관를 치면 17개 금연지원센터 연락처를 찾을 수 있다.
이런 프로그램에 번거롭게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해도 금연치료제를 무료로 처방받을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금연진료비와 약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약 6000개의 병원에서는 금연치료를 하고 있는데, 금연치료제를 3개월 동안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처음 두 번은 진료비 일부를 내지만, 나중에 전액 환급해주기 때문에 완전 무료인 셈이다. 어느 병원이 금연진료를 하는지 알고 싶다면,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첫 화면에 금연치료 기관을 찾는 곳이 있다. 이곳에서 지역을 입력하면 그 지역의 금연진료 병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경기북부금연지원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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