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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3.26 16:31 수정 : 2018.03.27 10:45

최대집 신임 대한의사협회장. 의사협회 제공

자유통일해방군·태극기혁명본부 등 극우단체 활동
작년 ‘문재인 케어’ 반대 투쟁위원장 맡아 주목
“의사들, 비급여 폐지를 의약분업보다 불안해 해” 해석
최 당선인 “정부 ‘비급여 급여화’ 강행 땐 의사 총파업”

최대집 신임 대한의사협회장. 의사협회 제공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면서 그의 석방을 외치는 극우단체에서 활동해 온 사람이 의사들의 대표가 되다니요? 의사협회를 탈퇴해야겠습니다.”

지난 23일 최대집 전국의사총연합 상임대표가 제40대 대한의사협회장에 선출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한 의사의 푸념이다. 의사들 상당수는 ‘부끄러워서 의사라고 말하기가 어렵다’는 반응이다.

최 당선인은 그동안 ‘자유통일해방군’이나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와 같은 극우 보수단체에서 공동대표를 맡아 활동해왔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 무효와 석방을 주장하며 태극기 보수집회에 수차례 참여했고 해방 직후 활동한 극우 반공단체인 ‘서북청년단’의 계승을 주장하거나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의 병역 의혹 제기에도 적극적이었다.

시도의사회나 개원의사회 등에서 활동을 하진 않았지만, 의사들의 강경파 조직인 전국의사총연합에서 2016년 12월부터 대표를 맡아왔다. 지난해부터는 추무진 당시 의협회장의 불신임을 추진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의사협회 임시총회에서 불신임안이 부결됐을 때 최 당선인은 임시총회장의 사회자 단상에 이마를 수차례 찧는 과격한 행동을 하기도 했다.

이런 최 당선인이 의사들에게 각인된 계기는 ‘문재인 케어’에 반대하는 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의 투쟁분과위원장을 맡으면서부터다. 지난해 12월10일 비상대책위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의사총궐기대회를 열어 3만명(주최 쪽 추산)이 모인 바 있다. 정부는 지난해 8월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환자가 100% 부담하는 비급여 진료를 없애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덜겠다고 밝혔지만, 의사들은 건강보험 진료의 원가 보상이 선행돼야 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의사들 상당수는 “(문재인 케어에 따른) 충격이 2000년 의약분업과 맞먹는 수준”으로 본다. 의사협회 간부였던 한 의사는 “건강보험 진료는 가격이 정해져 있는데 원가에도 못 미친다. 정부나 건강보험 당국도 다 아는 이야기”라며 “상대적으로 가격 결정이나 진료비 심사에서 자유로운 비급여가 없어지는 데 대한 의사들의 불안감은 ‘의약분업’ 그 이상”이라고 말했다.

6명의 의협 회장 후보들이 모두 ‘문재인 케어’에 반대했는데도 최씨가 당선된 것은 그가 가장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할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다른 후보의 선거 유세를 도왔던 지역의사회 한 간부는 “2000년 의약분업 파업 때도 정부 대책을 가장 강하게 비판한 이들이 결국 의사협회장이 됐다”며 “최 당선인의 극우 활동을 오히려 강한 투쟁의 동력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 당선인은 “정부가 (건강보험)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강행하면 연내에 의사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주장해 왔다. 여론과 동떨어진 극우적 시각으로 정치투쟁을 일삼아온 이가 의협 회장에 당선되면서 의사들의 기득권 지키기 싸움이 강경 일변도로 전개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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