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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9.06 18:49 수정 : 2010.09.06 18:49

배재국(휠체어)군과 아버지 종훈씨, 성근환(왼쪽부터) 후원회장이 6일 오전 태풍 말로를 뚫고 대전~충북 옥천 구간을 달리고 있다.

대전~포항 6일간 270㎞
“내년 미국 대륙 횡단할 것”

“저를 위해, 아픈 친구들을 위해 태풍을 이기고 완주할 겁니다.”

태풍 ‘말로’가 장대비를 뿌리는 6일 오전, 재국(14·대전 옥계초 6년)이는 휠체어를 타고 대전~충북 옥천 사이 세천고개를 넘었다. 경북 포항 호미곶까지 6일동안 270여㎞를 달리는 국토순례의 첫 고갯길이다. 아빠 배종훈(45)씨와 후원회장 성근환(49·정부 대전청사관리소 근무)씨가 휠체어를 밀며 함께 달렸다.

근이영양증을 앓고 있는 재국이의 국토순례는 이번이 벌써 세번째다. 자신같이 근육병과 희귀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또래 친구들에게 씩씩하게 살자는 희망을 주기 위해서다. 초등학교 3학년 때인 지난 2007년 6월 부산~서울 종단에 이어 지난해 5월 전남 해남군 땅끝마을에서 임진각 평화누리까지 670여㎞를 21일 동안 완주했다.

재국이는 이번 순례를 위해 여름내내 하루 20여㎞씩 휠체어 타기를 연습했다. 종훈씨는 훈련하다 다리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이번주에 재국이 친구들이 수학여행을 가는데 함게 갈 수 없어 국토순례에 나섰습니다.”

점심식사 시간, 재국이는 “내년에는 미국대륙 6000㎞ 횡단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성근환 후원회장은 “횡단하려면 120일 정도 걸리는데 ‘90일 이상 체류’ 비자받기가 쉽지 않고, 비용 마련과 자원봉사단 꾸리는 일도 만만치 않다”고 걱정했다.

재국이가 빗물이 뚝뚝 떨어지는 모자를 다시 눌러쓰고 휠체어에 앉아 출발 준비를 하자 종훈씨는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어떻게든 미국대륙 횡단의 꿈을 이뤄 아들에게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후원문의 대전근육장애인협회(042-524-6778·농협 457039-51-04052).

대전/글·사진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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