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 어렵지만 상담센터 운영 포기 안해
장애인에 희망주고파 자서전 펴낼 예정
전북 초·중교 ‘장애 인식 개선 교육’ 지체장애인 채경선씨
“학교를 다녀보면 일선 교사들 얘기가 비장애인 학부모의 장애인 학생에 대한 편견이 심해 이들의 인식변화가 시급하다고들 합니다. 장애인·비장애인 학생의 통합교육을 제대로 하려면 장애 인식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서로 자연적으로 융합할 수 있습니다.”
‘오뚜기 장애인 상담자립생활센터’의 채경선(51) 센터장은 장애 인식 개선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그 자신 지체부자유 1급(뇌성마비)인 그는 지난달부터 전북지역 초·중학교를 순회하면서 장애 인식 개선 교육을 시작했다. 올 연말까지 모두 45곳을 순회할 계획이다.
강의 내용은 장애인의 삶과 진실, 장애 유형별 특성 이해하기, 장애인 차별금지·권리구제, 성공한 장애인 사례, 장애체험 게임, 장애인의 사회통합 등 8개 주제이다.
그를 돕는 활동보조인 김희승(35)씨는 “장애 인식개선 프로그램이 수도권에서는 활발한데, 전북 을 비롯한 지역에서는 아직 미흡하다”며 “채씨가 전북교육청을 직접 찾아가 장학사에게 기안을 보여주고 사업을 따냈다”고 말했다.
채씨는 “지금은 장애인 제도가 발달했지만, 장애 인식 개선이 제대로 안 되면 장애인들이 심리적으로 느끼는 감정은 제도와 별도로 너무 멀게만 느껴진다”고 말했다. 경기도 부천의 가톨릭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그는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우석대 평생교육원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그는 생계도 넉넉하지 않지만 전북 전주시 중앙동 옛 전북도의회 건물에서 장애인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운영비 부담 때문에 상근자도 없고, 제대로 된 설비도 아직 갖추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장애인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자신의 삶을 바탕으로 한 책 <사슬에 묶여 있어도 감사의 삶은 아름답다>를 곧 낼 생각이다.
개인적 아픔도 겪었다. 정신장애(2급)가 있는 아내와 결혼했다가 3년 남짓 만인 2007년 이혼했다. 채씨가 수술을 받았는데, 정작 그 통증을 아내가 자신의 것으로 느껴 힘들어했다. 그는 서로 의지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배우자를 아무 조건없이 원한다고 말했다. “육체적으로 힘들지만,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으며, 말할 수 있는 제 자신이 여건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010-2673-9398) 전주/글·사진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