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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6.02 20:45 수정 : 2015.06.03 14:43

베이징탐조협회 등 중국, 벨기에, 스웨덴, 영국의 조류학자와 탐조가들은 지난해 이화원에서 베이징칼새 31마리를 붙잡아 초경량 센서를 부착했다.

물바람숲

세계유산인 베이징의 ‘여름궁전’ 이화원에는 해마다 4월 중순이면 칼새들이 날아들어 둥지를 튼다. 이들은 7월말 새끼를 데리고 어디론가 떠났다 이듬해 봄 돌아오는 수수께끼의 새였다. 제비 크기의 이 새가 상상을 초월하는 먼 여행을 해왔음이 마침내 밝혀졌다.

베이징탐조협회 등 중국, 벨기에, 스웨덴, 영국의 조류학자와 탐조가들은 지난해 이화원에서 베이징칼새 31마리를 붙잡아 초경량 센서를 부착했다. 연구자들은 최근 번식지로 돌아온 칼새 가운데 센서를 붙였던 13마리를 포획했다. 센서에는 새의 위치를 1분 단위로 측정한 데이터가 들어 있었다.

자료를 일차 분석했더니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베이징을 떠난 칼새들은 몽골과 티베트 고원 북쪽을 지난 뒤 이란과 아라비아반도를 거쳐 아프리카로 진입했다. 이어 열대 아프리카를 관통해 남아프리카의 나미비아와 웨스턴케이프에서 겨울을 났다. 편도 1만3000㎞의 여정이다.

더 놀라운 건 이 새들이 전혀 땅에 내리지 않고 이듬해 같은 길을 더듬어 중국의 같은 지점에 돌아왔다는 사실이다. 곤충을 잡아먹거나 물을 마시고 잠을 자며 짝짓기 등을 모두 날면서 했다. 칼새가 처음 땅에 발을 딛는 것은 번식지인 베이징에서 둥지를 틀고 새끼를 기를 때뿐이다. 둥지를 갓 벗어난 어린 칼새는 자라서 번식할 때까지 2~3년을 공중에서 보낸다. 베이징칼새가 평생 나는 거리는 18만㎞로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의 절반에 해당한다.

연구에 참여한 수산네 오케손 스웨덴 룬드대 교수는 “중국과 아프리카 사이를 이동하는 것은 새들에게서도 보기 힘든 일로서, 고도로 공중에 적응한 이 새가 멀리 떨어져 있는 풍부한 먹이터를 탐색할 능력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베이징탐조협회는 2007년부터 베이징칼새를 대상으로 다리에 인식표를 붙이는 작업을 해왔다. 이번 연구는 지난 30년 동안 60%나 감소한 이 새의 보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기대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사진 베이징탐조협회 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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