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콘텐츠 홍보 전문가에서 과학 글쓰기 강사로 나선 최병관 작가. 사진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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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의 글쓰기’ 내고 대중 강의도
“사실적 글쓰기로 대중과 소통 중요”
기념비적 발견도 책 남겨야 ‘기억’ 23일부터 한겨레교육문화센터서
과학 저술 함께 읽고 에세이 실습 “사실을 말하는 과학의 방식에 매력을 느끼면서, 과학에 관심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어요.” 현재 한국지질자원연구소에서 홍보실장을 맡고 있는 그는 과학자들과 일상적으로 교류하며 과학 콘텐츠를 만들어온 경험을 글로 정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애초 10년 이상 기자 생활을 하면서 사실에 근거한 글쓰기를 한 것도 과학 글쓰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과학적 발견이나 과학적 사실 등 과학지식을 글쓰기로 표현하려는 일반인들의 욕구가 커지고 있다, 과학 강연이나 과학 콘서트가 활발히 열리고 있다, 과학자들이 출연하는 방송 프로그램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가 꼽는 과학 전성시대의 증거들이다. 거기에 영화 <인터스텔라>와 <마션>의 인기몰이, 이세돌과 알파고의 세기의 바둑 대결에 이은 인공지능(AI) 돌풍,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 발표 100돌, 중력파 검출 등등 대중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콘텐츠와 뉴스도 쏟아지고 있다. 세계적 명성을 얻은 <이기적 유전자>의 리처드 도킨스나 <시간의 역사>의 스티븐 호킹은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과학자들의 대중적 글쓰기가 각광을 받고 있다. 최재천, 정재승처럼 일찍이 과학 분야에서 글쓰기로 이름을 알린 교수들을 비롯해 최근에는 김대식, 김범준, 서민, 김상욱, 이종필, 박문호, 이강영, 장대익, 전중환 등 과학 전문 저술가들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제는 ‘글 못 쓰니까 이공계 간다’는 말 대신 ‘이공계니까 글쓰기로 성공해야 한다’는 얘기가 더 설득력 있게 들릴 정도죠.” 그는 이처럼 과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때 과학에 대한 사회적 소통이 가능하려면 과학 글쓰기가 한층 활발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학 글쓰기는 문학 글쓰기와 달라서 일정한 방법으로 꾸준히 노력하면 누구나 잘 쓸 수 있게 되죠. 과학 글쓰기는 사실에 근거해 별다른 수식 없이 논리적 주장을 펼치면 되기 때문에 소설 등과 같은 문학 글쓰기에서 필요로 하는 상상력이나 창작력을 갖출 필요는 덜 하죠. 예를 들어 주제를 정하고, 가설을 세우고, 선행 연구를 검토하고, 자신의 연구 방법론을 세운 뒤에 결과를 분석하는 방식의 과학 연구 기법을 과학 에세이와 같은 글쓰기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으니까요.” 그는 오는 23일부터 매주 월요일 모두 5회에 걸쳐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과학 글쓰기 강의’도 한다. ‘수포자’(수학공부를 포기한 자)가 밤새 읽고, ‘재물포’(쟤 때문에 물리 포기했음)도 추천할 수 있는, 과학 에세이를 함께 써보는 게 목표다. 과학 글쓰기와 문학 글쓰기의 차이를 알아보고 과학 에세이에서 다루는 글의 재료, 그래프와 표에서 정보를 얻고 전문 용어를 줄여 쉽게 표현하는 방법도 소개한다. ‘해물파전에서 해물만 나 혼자 먹는 방법’(김범준 교수), ‘아시나요? 우주는 11차원’(이기진 교수)등 제목만 들어도 흥미로운 칼럼과 책을 함께 읽으며 과학 에세이를 공부할 수 있다. “우리는 이제 과학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어요. 저처럼 비과학자가 과학 에세이를 써보는 것은 과학과 친해지는 좋은 기회죠. 논리적이고 과학적 사고방식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삶을 향한 사고방식을 바꿔나가는 과정이 될 수도 있어요.” 최 작가가 이공계 전공자뿐만 아니라 비전공자들에게 강의를 추전하는 이유다. 최화진 <함께하는 교육> 기자 lotus57@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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