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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룰로오스 함량이 높은 종이에 전기를 흘려주면 내부에 떨림이 발생해 움직인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발견, 이 원리를 이용해 날거나, 기어다니는 ‘종이 로봇’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인하대 김재환 교수와 견본으로 제작한 잠자리 날개 종이로봇.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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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교수팀, 생체모방 종이 개발
NASA와 함께 우주기술 활용 추진
원격 작동되는 종이를 첨단 우주기술에 활용하려는 연구가 국내에서 이뤄지고 있다. 김재환 인하대 교수(기계공학) 연구팀은 5일 “전기를 흘려주면 떨림을 일으켜 근육처럼 움직이는 생체모방 종이를 개발해 미국 항공우주국(나사)과 함께 위성의 태양풍 차단막이나 우주탐사 로봇에도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지난 2001년 셀룰로오스 함량이 높은 종이에 나노미터 두께의 전극을 입힌 뒤 전기를 흘려주면 떨림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처음 발견해 국제 관련 학계에 발표한 바 있다. 그는 “이런 떨림은 셀룰로오스 안 결정과 비결정 부분을 옮겨다니는 전하의 움직임이 힘으로 바뀌는 이온전이 현상 때문”이라며 “떨림을 잘 제어한다면 새로운 개념의 로봇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수종이에 미세 안테나와 고주파 신호를 전기로 바꾸는 회로를 붙여 원격 제어하면 우산처럼 접혔다 펴지는 인공위성의 태양풍 차단막이나 기어다니는 종이 탐사로봇도 가능하다는 게 연구팀의 구상이다. 배터리 없이도 지상에서 쏜 10~20기가헤르츠(㎓)의 전파를 받아 전기를 얻고 송수신 신호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올여름께 벌레처럼 기어가는 종이 로봇을 만들어 선보일 것”이라며 “특수종이는 우주기술 외에 여러 실생활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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