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6.16 18:52
수정 : 2019.06.16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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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등 자유한국당 당직자들과 당원들이 지난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스톱(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규탄대회를 마친 뒤 청와대 쪽으로 행진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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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황교안·나경원호’
국회 47일째 멈추고 ‘마이웨이’
“한국 의도적으로 국회 안열어
여, 단독 국정 강인함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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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등 자유한국당 당직자들과 당원들이 지난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스톱(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규탄대회를 마친 뒤 청와대 쪽으로 행진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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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단체 3당의 ‘정상화 협상’이 이번주도 소득 없이 끝나면서 국회 파행이 기약없이 길어지고 있다. 야당의 장외투쟁은 대체로 국회 파행이 장기화되면 국민의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이에 압박을 느낀 야당 지도부가 ‘민생을 위해’라는 명분으로 복귀하면서 일단락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자유한국당은 여론의 따가운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여 공세의 수위만 높이고 있다.
여야 3당 원내대표의 회동이 성과 없이 끝난 16일은 국회가 멈춰선 지 47일째 되는 날이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4월30일 정치·사법 개혁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 대상 안건) 지정에 반발해 “20대 국회는 없다”고 선언하고 거리로 나갔다. 하지만 한국당의 장외집회는 이보다 앞선 4월20일부터 시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2004년 박근혜 대표 시절 사립학교법 개정 철회를 요구하며 벌인 53일간 장외투쟁 기록을 이미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한국당의 움직임이 ‘황교안 체제’의 안정 여부와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고 진단한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한국당이 장외투쟁을 통해 강하게 오른쪽으로 가지 않았다면 홍문종 의원 탈당처럼 당내 흔들림이 더 있었을 것이다. 진영의 지지를 얻어 지도체제를 안정화하는 게 시급한 황교안 대표에겐 국회 정상화는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장외투쟁이 황교안 체제의 한국당에 얼마나 실질적인 성과를 가져다줄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그동안 야당의 장외투쟁 대부분은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 채 회군했다. 최근 야당의 최장 ‘장외투쟁’으로 꼽히는 것은 국가정보원의 댓글 공작에 반발해 민주당이 벌인 2013년 장외투쟁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서울시청 앞에 천막당사를 차리고 최고위원회의 21차례와 의원총회 4차례를 여는 등 무려 101일 동안 장외투쟁을 이어갔다. 그러나 민주당은 정부여당으로부터 별 성과를 얻지 못한 채 국회로 복귀했다.
더 가깝게는 2017년 ‘정부의 방송 장악’을 저지한다며 한국당이 벌인 장외투쟁도 있다. 하지만 홍준표 당시 대표는 북핵실험 등 안보위기를 명분으로 일주일 만에 투쟁을 접었다. 한국당 장외투쟁 가운데 소득이 있었던 것은 박근혜 전 대표가 주도한 사학법 투쟁이 사실상 유일하다. 53일간 계속된 장외투쟁은 사학법 재개정 논의 약속 등 네가지 항에 합의한 뒤 마침표를 찍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장외투쟁은 정치혐오나 불신을 가중시켜 투표에 대한 관심과 의지를 떨어뜨린다. 그렇게 되면 유리한 것은 핵심 지지층이 단단한 쪽이다. 전반적인 비판 여론에도 한국당이 국회 정상화를 거부하는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라고 했다. 다만 최 교수는 “책임 있는 정부여당이라면 야당의 요구를 들어주는 명분을 쌓은 뒤 이도 안 되면 단독으로 국정을 끌고 가는 강인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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