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1.20 09:49
수정 : 2019.01.20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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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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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기 의혹에 강력 반발
문체위 간사·위원직도 사임 뜻
“의혹 확인되면 의원직 사퇴
언론사 고발하고 수사받겠다”
민주당 감싸기에 비판 번지고
야당 ‘비리 공세’ 키우자 맞대응
야3당 “탈당으론 의혹 못 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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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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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전남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탈당과 함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 간사 및 위원직을 내려놓고 모든 의혹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또 각종 의혹을 제기한 언론을 고발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뒤 “의혹 가운데 하나라도 사실로 확인되면 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했다.
손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홍영표 원내대표와 함께한 기자회견에서 “더 이상 국민을 의미 없는 소모전으로 몰아갈 수 없다”며 “분신과 같은 당적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문체위 간사직 등을 이용해 부동산 매입 지역의 문화재 등록 정보를 사전에 얻거나 문화재청 등에 압력을 넣은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 점을 고려한 듯, 문체위에서도 사임해 결백을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목포의 도시재생에 관심이 높은 그를 두고 내년 총선에 목포에서 출마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선에 대해선 “총선에 불출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부동산 투기 및 차명재산 의혹과 부당한 압력 행사 등 왜곡 보도에 대해 검찰에 모두 수사를 의뢰해 엄정한 판단을 받겠다”고 했다. 특히 최초로 의혹을 보도한 <에스비에스>(SBS)에 대해선 “저 한 사람을 죽이려 하고 있다”며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그리고 내가 걸 수 있는 이유를 다 걸어 고발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자신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기사를 쓴 기자들과 다른 언론사도 고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 의원의 이런 선택은 자신을 둘러싼 여러 의혹 제기가 당에 대한 비판 여론으로 커지는 것을 막으려는 차원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17일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연 뒤 손 의원의 해명을 믿는다며 당 차원의 조처를 보류했다. 하지만 손 의원을 둘러싼 추가 의혹 제기가 이어지면서, 일각에선 민주당이 손 의원의 말만 믿고 의정활동과 사익이 뒤섞이는 ‘이해 충돌’ 여부에 대한 판단을 너무 간과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아울러 야당 쪽에선 손 의원과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개인적 친분까지 거론하며 ‘초대형 권력형 비리’로 몰아가려는 분위기였다. 손 의원은 “당의 만류가 있었지만 당에 부담을 주지 않고 (탈당해) 내가 해결하겠다고 강력히 당 지도부에 말했다”며 “모든 것을 깨끗하게 밝히고 제자리로 돌아오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야당은 손 의원의 투기 의혹 문제가 탈당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며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였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소관 상임위와 관련된 사업 지역의 부동산을 대량으로 매입한 행위는 탈당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손 의원은 의원직을 내려놓고 자연인 신분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과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각각 “탈당으로 끝내겠다는 뻔뻔한 민낯이 부끄럽다” “정치를 하는 데 있어 공적 정신이 결여됐다”고 비판하며 의원직 사퇴를 압박했다. 이날 ‘한국당 손혜원 랜드 게이트 진상규명 티에프(TF)’는 기자회견을 열어 홍영표 원내대표가 손 의원 기자회견에 함께한 것 등을 문제 삼아 “초권력형 비리와 연계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정조사를 주장했다.
이정애 이경미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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