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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1.21 23:12 수정 : 2019.11.22 02:31

한겨레 부산 국제심포지엄
특강 평화 마라토너 강명구
지난해 16개국 1만5000㎞ 달려
“코앞 북한 바라만 봐야 해서 아쉬웠다”

“통일이 될 때까지 달릴 생각이다.” ‘평화 마라토너’로 알려진 강명구(63)씨가 21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한겨레통일문화재단과 부산광역시가 공동 주최한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에서 ‘평화 이야기’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강씨는 2015년 한반도 통일을 염원하며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출발해 미 대륙 5200㎞를 달린 것이 알려지면서 유명해졌다. 당시 미국 이민 생활 26년째로, 인생의 새로운 전환기가 됐다고 한다. 2017년엔 제주도 강정마을부터 서울 광화문까지 ‘사드 철회 평화협정 체결’을 촉구하며 또다시 달렸다.

평화에 대한 깊은 고민과 달리기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면서 강씨는 더 큰 도전에 나섰다. 2017년 9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약 1년 동안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기원하며 네덜란드 헤이그를 시작으로 중국 단둥까지 1만5000㎞를 달려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했다. 네덜란드·독일·이란·체코 등 지나온 나라만 16곳이다. 이란의 어느 지역을 지날 때 시장이 직접 나와 “평화 마라토너가 우리 마을을 지나가 감사하다”며 강씨에게 기념패를 준 일화도 소개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선 고려인들과 평화를 외치며 시가행진을 했고, 압록강에 도착했을 때는 코앞에 있는 북한을 바라만 봐야 했던 아쉬움도 토로했다. 백두산 천지에 오른 뒤 바닥에 ‘평화 통일’을 쓰고 제사도 지냈다고 한다. 한반도가 그려진 티셔츠는 그의 대표적 유니폼이다.

“아버지가 황해도 송림 출신이다. 결혼한 딸은 북에 두고 아들 다섯 명만 데리고 남으로 내려왔다. 돌아가실 때까지 딸을 그리워하며 고향에 가고 싶어 하셨다. 평화와 통일이라는 말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건 이런 영향도 있는 것 같다.” 강씨는 “시민들의 힘으로 만든 평화 통일만이 지속 가능한 통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엔 부산에서 시작해 유라시아 길을 달리고 싶다. 그때는 혼자가 아니라 문화예술인과 함께 버스킹을 하면서 한국을 알리고, 평화의 담론을 만들어내겠다”고 앞으로 계획을 밝혔다.

부산/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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