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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1.07 21:40 수정 : 2019.11.08 07:10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 외교부에서 한국 외교·안보 당국자들을 만나 지소미아 등 현안을 논의한 뒤 청사를 나서며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종료 시한 다가오자 ‘해법 찾을 때까지 미루자’
방한한 스틸웰, 김현종과 다양한 방안 논의한 듯
외교 소식통 “한-일이 합의만 하면 가능”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 외교부에서 한국 외교·안보 당국자들을 만나 지소미아 등 현안을 논의한 뒤 청사를 나서며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양국이 해법을 찾을 때까지 종료일을 미루는 방안이 대안 중 하나로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지난 8월23일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담은 공문을 일본에 전달했고, 이로부터 90일이 되는 11월23일 0시 지소미아는 공식 종료될 예정이다. 미국은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한·미·일 3각 안보협력’을 흔드는 것이라며, 결정을 재고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안보상 믿을 수 없는 국가’라는 이유를 대며 수출 규제를 한 일본의 부당한 조처가 철회되지 않는다면, 이 결정을 바꿀 수 없다는 원칙을 강조한다. 일본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해 한국이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소미아 종료까지 앞으로 보름 안에 첨예하게 맞서는 양쪽의 주장이 접점을 찾을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해법을 찾을 때까지 일단 지소미아 종료일을 연기해 지소미아 협정 자체는 유지하자는 대안을 내놓고, 한국·일본과 치열한 물밑 조율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중국 견제 정책에서 한·미·일 3각 군사 협력을 위해 정보를 교환하는 틀인 지소미아 유지가 그만큼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역사·경제·안보 문제가 복잡하게 얽힌 한-일관계를 볼 때 협정이 일단 종료되면 다시 체결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방한한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가 6일 오전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을 70여분간 만났고, 지소미아 문제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됐다고 청와대는 밝혔는데, 이때 ‘종료 연기론’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7일 “이론적으로만 본다면 협정 종료를 통보했더라도 양쪽이 동의하면 다시 연장하거나 종료를 미루는 것은 가능하다”며 “한일 양국이 종료일을 미룬다는 내용의 합의문만 만들면 된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런 형식을 통해서라도 일단은 지소미아 종료를 막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으로서는 일본의 수출 규제에 변화가 없다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되돌리는 쪽으로 움직일 명분은 없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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