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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0.23 14:00 수정 : 2019.10.23 19:59

2019년 10월23일 켄트 해슈테트 스웨덴 외교부 한반도 특사(왼쪽)가 기자의 물음에 답변하고 있다. 야콥 할그렌 주한스웨덴대사(오른쪽)가 간담회에 함께 자리했다. 노지원 기자

켄트 해슈테트 한반도 특사 기자 간담회

“북-미 양국 좋은 대화 이어나가…낙관적
실무협상 위한 기회의 창 열려 있다고 본다”

2019년 10월23일 켄트 해슈테트 스웨덴 외교부 한반도 특사(왼쪽)가 기자의 물음에 답변하고 있다. 야콥 할그렌 주한스웨덴대사(오른쪽)가 간담회에 함께 자리했다. 노지원 기자

“북한과 미국이 협상을 재개할 수 있도록 스웨덴으로 다시 초청할 겁니다. 몇 주 안에(in coming weeks) 다시 초대장을 보낼 예정입니다.”

이달 초 북-미 실무협상의 장을 마련한 스웨덴 외교부의 켄트 해슈테트 한반도 특사는 23일 서울 성북구 스웨덴대사관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스웨덴이) 북-미 협상의 촉진자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을 계속해서 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북-미 양국이 좋은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기 때문에 사실 앞으로의 전망을 조심스럽게 낙관(cautiously optimistic)할 수 있을 거 같다“며 “두 나라한테서 실무협상이 중단됐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협상을 위한 기회의 창은 열려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낙관의 근거로 “북-미가 협상을 이어갈 의지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해슈테트 특사는 이번 한국 방문 계기에 한국 정부의 통일·외교·안보 분야 고위급 관료들을 두루 만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협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23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을 만났고, 24일 김연철 통일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도 면담한다. 정치, 학계 인사들도 두루 만난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을 만나 개성공단 문제를 논의하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개성공단에 대한 장기적인 생각이나 계획을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도 답했다. 올해 1월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지만, 현재 대북 제재 때문에 남북경제협력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한국과 스웨덴 정부가 개성공단 문제를 논의한다는 것이어서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해슈테트 특사를 비롯한 스웨덴 외교 당국이 북한과 긴밀한 연락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스웨덴 정부가 다시 한 번 ‘촉진자’ 역할을 보여줄 지도 주목된다.

이날 해슈테트 대사는 “스웨덴은 북한과 고위급에서 좋은 실무적 대화를 나누고 있다”며 “북한이 스웨덴의 의견을 존중하고 신뢰하며 서로 솔직하게 대화에 임하고 있기 때문에 할말을 할 수 있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해슈테트 특사는 주기적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있다. 2017년 6월 방북해 김영남 당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리수용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회 위원장, 리용호 외무상을 만났다. 지난해 6월과 8월 방북해 리용호 외무상을 두차례, 올해 7월 리수용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리 외무상을 또 다시 만나고 돌아왔다.

2019년 10월23일 켄트 해슈테트 스웨덴 외교부 한반도 특사(왼쪽)가 기자의 물음에 답변하고 있다. 야콥 할그렌 주한스웨덴대사(오른쪽)가 간담회에 함께 자리했다. 노지원 기자

그는 북-미 대화 프로세스에 있어서 스웨덴 정부의 역할을 ‘촉진자’, ‘브로커’, ‘아이스 브레이커’ 등으로 규정하면서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분쟁에 있어서 스웨덴이 당사자가 아니라 (협상을) 촉진하면서 지원하는 역할이다. 하지만 솔직하고 정직하고 중립적인 ‘브로커’(broker)가 당사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해슈테트 대사의 말대로라면 스웨덴 정부는 자신들이 1968년 자체적으로 핵 무기 개발 계획 중단을 결정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때문에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해슈테트 대사는 “앞으로도 스웨덴은 협상을 위한 장소를 마련하거나 ‘호스트’가 되는 역할을 계속 할 것”이라고 짚었다.

합의를 내지 못한 채 끝난 지난 10월4∼5일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에 대해서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 만남이 이어졌다”며 “분위기도 꽤 좋았다. 당사자가 방해를 받지 않고 혼란없이 차분하게 만남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좋다고 본다. 몇 시간 동안 서로 이야기를 경청했다. 이는 좋은 신호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실무협상은 짧게라도 계속해서 만나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결실을 맺는 방식, 철저히 준비해서 만난 뒤 바로 결과를 내는 방식이 있다. 이번 스톡홀름 협상은 일단 북-미가 만났고 서로의 입장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양국이 투자(investment)를 했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슈테트 특사는 사회민주당 소속 5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1998년부터 스웨덴 의회에 몸 담으며 외교위원회, 국방위원회 등에서 활동했다. 2014∼2018년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스웨덴 대표를 지냈다. 동유럽 여러 국가에서 스웨덴 특별대표로 활동했으며, 2017년부터는 스웨덴 정부의 한반도 특사를 맡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야콥 할그렌 주한스웨덴대사가 함께 자리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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