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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6.18 19:28 수정 : 2019.06.19 00:0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 1주년인 1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트럼프는 회견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보낸 친서와 관련, "그는 매우 멋진 친서를 썼다. 그것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 무역분쟁 비핵화 협상 영향 촉각

신중 대응하며 경계
미 국무부 “중국 등 안보리와 북 비핵화 긴밀한 조율 계속”
대북 제제 이탈 않도록 압박 “중국에 허튼 행동 말라는 것”

외신은 전망 엇갈려
WP “고립된 김정은, 외교 승리”
NYT “시진핑, 북 정확한 의도를 미국에 전달할 유용한 전달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 1주년인 1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트럼프는 회견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보낸 친서와 관련, "그는 매우 멋진 친서를 썼다. 그것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오는 20~21일 방북 소식을 받아든 미국 쪽은 비교적 신중한 대응을 하는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즉자적인 반응을 삼갔고, 백악관과 국무부에서는 ‘북한의 비핵화가 목표’라는 원칙적 입장을 강조하며 북-중 정상회담에 대한 경계와 압박의 메시지를 발신했다.

시 주석의 방북에 대해 백악관은 17일(현지시각) 언론에 “우리의 목표는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이 동의한 바와 같이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달성”이라고 밝혔다. 언뜻 보면, 북한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원론적으로 밝힌 것으로 이 자체로 그리 새로울 것은 없다. 하지만 무역전쟁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현재의 미-중 관계를 고려하면 비핵화 목표를 각인시키는 방식으로 북-중의 ‘탈선’을 견제했다고 풀이할 수 있다.

미 국무부는 중국을 지목하며 좀더 구체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국무부는 이날 언론에 “미국은 우리의 파트너 및 동맹국, 중국을 비롯한 다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 함께 북한의 에프에프브이디라는 공유된 목표 달성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과 국제사회는 에프에프브이디가 무엇을 수반하는지, 그 목표를 향한 의미있는 진전이 어떤 것인지 공유된 인식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동맹국과 파트너들, 중국을 비롯한 다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 함께 긴밀한 조율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대북제재 결의 이행에 책임이 있음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국제적인 대북제재 압박 대열에서 벗어나지 말라고 압박한 셈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을 이틀 앞둔 18일 평양의 한 상점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시 주석이 악수하는 모습을 담은 기념우표가 진열돼 있다. 평양/AFP 연합뉴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미국 쪽의 이런 반응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에 차질이 없도록 중국에 허튼 행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는 “미국 내에서는 북-중 정상회담 움직임이 반드시 미국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북한을 견인하는 데 도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볼 것 같다”며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서 자신들의 배후를 강화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으로서는 하노이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북한과 무역분쟁으로 악화 일로를 걷는 중국의 만남이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국 언론 등 외신들도 이번 시 주석의 방북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워싱턴 포스트>(WP)는 ‘북·중 모두 미국과 대립하는 때에 중국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한다'면서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과의 비핵화 회담이 극적으로 실패한 이후 고립됐던 북한 지도자 김정은의 외교적 승리로 기록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유엔 제재하에 있는 국가(북한)에 가장 중대한 동맹이자 경제적 구명줄”이라고 덧붙였다.

<뉴욕 타임스>(NYT)는 ‘시 주석이 북한의 정확한 의도에 대해 미국에 전달하는 유용한 전달자'가 될 것이라는 미 국무부 출신의 에번스 리비어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의 의견을 전했다. 그는 “베이징이 이번 방북의 대가로 평양에 미사일 실험과 같은 도발 중단을 요구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내다봤다. 국내 전문가들도 시 주석이 김 위원장을 만나 ‘대화 재개’와 ‘도발 중지’ 등 일정하게 긍정적인 메신저 역할도 할 것으로 분석했다.

분명한 건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미-중 무역 담판이 예견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번 시 주석의 방북으로 셈법이 복잡해졌다는 점이다. 지난해부터 미-중 무역협상과 북핵 문제의 분리 대응 기조를 유지해온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는 중국이 강력한 연계 카드를 들고나오면서 고민에 빠지게 됐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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