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9.05.09 16:30 수정 : 2019.05.09 16:30

이낙연 국무총리가 8일(현지시각) 미국 휴스턴 NRG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해양박람회(OTC) 한국관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쿠웨이트·콜롬비아 등 산유국 방문 마무리
저유가로 인한 ‘탈석유 경제’ 전략 발맞춰
인프라 운영·의료 협력 타진에 긍정적 반응
“미국 주도 현실 활용하면 결과 쉽게 나올 것”

이낙연 국무총리가 8일(현지시각) 미국 휴스턴 NRG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해양박람회(OTC) 한국관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구 한 바퀴’ 외교 중인 이낙연 국무총리가 마지막 경유지인 미국 휴스턴에 8일(이하 현지시각) 도착했다. 쿠웨이트·콜롬비아·에콰도르 등 산유국을 잇달아 방문한 이낙연 총리의 이번 순방은, 문재인 정부의 다자외교가 ‘저유가’라는 기회와 직면한 것을 확인하는 길이었다.

이낙연 총리가 공식 방문한 세 나라는 모두 석유에 의존한 경제를 탈피하고자 애쓰는 나라들이었다. 쿠웨이트는 2035년까지 금융·상업 허브로 발전하겠다는 ‘비전 2035’ 계획을 가지고 있고, 콜롬비아도 문화콘텐츠와 4차산업혁명 등 이른바 ‘오렌지경제’를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산유국이지만 국외투자가 적어 정유공장이 없는 에콰도르도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높이려 하고 있다.

이들의 이른바 ‘탈석유 경제’ 전략은 저유가와 맞닿아 있다.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하던 유가는 지난 2015년부터 배럴당 50달러 수준으로 급락했다. 암석에 포함된 천연가스나 석유를 뽑아내는 ‘셰일가스’ 생산이 기술이 발전하면서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이를 견제하기 위해 사우디아바리아 등 산유국이 증산 경쟁에 나서면서 공급량이 늘어 원유값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특히 미국은 셰일가스 생산을 크게 늘리면서 지난해 원유 생산량 세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저소득층의 지지를 확산하기 위해 수차례 저유가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미국의 에너지 패권 전략으로 인한 저유가는 쿠웨이트와 콜롬비아 등 산유국 경제를 흔들었다. 콜롬비아에서 만난 권평오 코트라 사장은 “콜롬비아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는데도 한국의 대콜롬비아 수출은 2016년과 2017년에 급감했다. 저유가로 인해 경제가 어려워진 탓이었다”고 말했다. 결국 이들 나라는 천연자원인 석유에 의존한 경제가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깨닫고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 등 새 산업전략을 세우고 있다.

석유 없이 성장한 한국은 이들의 눈에 쏙 들어오는 곳이었다. 이낙연 총리가 참석한 콜롬비아 비즈니스 포럼에선 호세 마누엘 레스트레뽀 아본다노 콜롬비아 상공관광부 장관은 ‘한국을 배우고 싶다’는 말을 7차례 반복하기도 했다. 에콰도르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그랜드 i10 조립생산 기념식에선 파블로 캄파니 에콰도르 생산통상투자수산부 장관이 “경제학 수업 시간에 한국 모델에 대해 공부를 했다. 한국의 사례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정부도 이런 변화에 어떻게 발맞출지 고민 중이다. 김용래 산업통상자원부 차관보는 “한국이 쿠웨이트 공공병원과 에콰도르 공항의 위탁운영을 추진하는 등 서비스 부문의 국외 진출이 늘어난 게 이번 순방에서 눈에 띄는 변화다”고 했다. 이낙연 총리도 방문하는 나라마다 기존의 건설 수주뿐만 아니라 보건의료와 인프라 운영 등 새로운 영역의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다녔다. 미국의 저유가 공세와 전략이 이낙연 총리의 다자 외교가 활성화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준 셈이다.

이낙연 총리는 “미국이 (저유가 등 변화를) 주도한다는 것은 분명한 현실이다. 정치나 외교는 현실에 발을 딛고 해야 한다. 우리가 (이런 현실에) 협력하고 활용해야만 결과가 쉽게 나올 것”이라고 했다.

9일 이 총리는 10박 11일 순방길의 마지막 행사로 미국 루이지애나 롯데케미칼 에탄크래커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다. ‘셰일가스’를 활용해 에틸렌 등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다. 미국이 준 새로운 기회인 ‘셰일가스와 저유가’의 현장을 확인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준공식에 축하 메시지를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휴스턴/이완 기자 wani@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