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5.07 09:57
수정 : 2019.05.07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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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6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보고타 대통령궁에서 이반 두케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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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4개국 경제권…한국 준회원국 추진했다 쓴맛 본 곳
이 총리와 두케 대통령, 예정 90분 넘긴 회담에 “적극 지원”
콜롬비아 ‘오렌지 경제’도 협력 경화…3개분야 양해각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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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6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보고타 대통령궁에서 이반 두케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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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를 공식방문하고 있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과 만나 태평양동맹(PA)에 한국이 준회원국으로 가입하는 것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을 얻었다고 밝혔다. 태평양동맹은 멕시코·칠레·콜롬비아·페루 등 4개국이 정회원국으로 참여한 세계 10위 수준 경제권으로 역내 자유로운 투자와 무역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2017년 준회원국 가입을 추진했다 탈락한 바 있다.
이낙연 총리는 6일(이하 현지시각) 보고타 대통령궁을 찾아 두케 대통령과 2시간 40분에 걸쳐 단독 및 확대 회담을 했다. 이낙연 총리는 회담 뒤 “콜롬비아가 주도하고 있는 태평양동맹에 한국이 준회원국으로 가입하는데 두케 대통령과 콜롬비아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콜롬비아가 에이펙(APEC·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 회원국으로 신규 가입하는 것을 (우리도) 환영한다는 원칙적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날 이낙연 총리와 두케 대통령은 회담 뒤 △외교연수원간 협력 △자유무역협정(FTA) 이행협력 △무역투자협정 등 3개 분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것을 지켜봤다. 이 총리는 또 콜롬비아 투자촉진단이 올해 10월 한국을 방문하고 에프티에이 공동위원회를 여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콜롬비아 내전 중 발생한 지뢰를 제거하는데도 한국이 협력하기로 했다. 두케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메데진 지역 아이시티(ICT·정보통신) 집적단지 건립도 한국의 경험과 기술이 공유될 수 있는 협력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주개발은행(IDB) 출신인 두케 대통령은 국가발전계획으로 이른바 ‘오렌지 경제’를 내세우며 문화콘텐츠와 아이시티 발전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콜롬비아는 아보카도를 포함한 일부 농산물에 대한 검역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문제제기도 이번 회담에서 제기했다. 이낙연 총리는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의 취지에 맞게 검역 절차를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드렸고 동시에 국민의 건강권 확보 또한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했다.
이날 회담은 예정(70분)보다 단독 및 확대 회담이 90분 더 길어졌다. 이 총리는 “(콜롬비아가) 피로 맺어진 형제같은 국가여서 처음 만났지만 십년지기 같이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회담 뒤 공식오찬에서도 ‘문블렌딩’이 화제가 되는 등 분위기가 좋았다. 문블렌딩은 문재인 대통령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커피 블렌딩으로, 콜롬비아·브라질·에티오피아·과테말라 원두를 4:3:2:1 비율로 섞는 것을 말한다. 이 총리가 ‘커피의 나라’를 방문해 문블렌딩에 대해 말하자, 두케 대통령은 “콜롬비아 내 여러 지역의 원두로 블렌딩한 것을 선물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에 수출하고 있는 카네이션도 두케 대통령은 어버이날(5월8일)을 앞두고 이 총리에게 선물했다.
‘지구 한바퀴’ 외교를 하고 있는 이낙연 총리는 두케 대통령과 회담을 마친 뒤 세번째 방문국인 에콰도르로 향했다. 1962년 에콰도르와 수교를 맺은 뒤 국무총리 등 최고위급 인사의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타/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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